[미션 톡!] 대권 주자 1000만 기독인 표심 잡기 시동?

종교가 정치에 이용되는듯해 불편
대선에선 정책·비전 살피는 게 중요
기독인 먼저 ‘정교분리’에 앞장서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예배에 참석해 기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967만5000여명’. 2015년 통계청이 발표한 우리나라 개신교 인구입니다. 전체 인구의 20%에 육박하는 수준입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 후보들이 이 숫자에 민감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0일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여의도순복음교회 방문이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날 윤 전 총장은 주일예배에 참석했습니다. 예배 후 이영훈 담임목사를 만난 자리에서 윤 전 총장은 “예배 잘 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예배 잘 들었다’는 표현은 어색합니다. ‘예배 잘 드렸다’거나 ‘설교 잘 들었다’는 일반적인 대답을 한데 합쳐 놓은 듯해서입니다. 물론 기독교인이 아닌 윤 전 총장의 이런 발언을 두고 탓하는 건 무의미합니다. 모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윤 전 총장은 서울대 법대 재학 시절 친구들과 성당을 다니며 세례를 받았다고 합니다. 검사 시절에는 근무지 인근 사찰 스님들과 교류했다고도 하죠. 윤석열 캠프는 이날 공식 SNS에 “석열이형 밥 세 공기씩 먹던 여름성경학교 시절”이라며 윤 전 총장이 유년 시절 교회에서 찍은 사진을 공유하며 개신교와의 인연도 강조했습니다. 여러 종교를 모두 체험한 그는 정작 특별한 종교가 없다고 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결정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기독교인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인 김혜경씨는 분당우리교회의 집사라고 하죠. 이 지사도 부인을 따라 가끔 이 교회 예배를 드렸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교회 측은 올 초 “이 지사는 우리 교인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한때 교인이었지만 매주 출석하지 못하면서 활동이 없는 상태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일 부인 김씨가 서울 마포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을 참배했습니다. 다분히 기독교인을 의식한 행보로 보입니다.

1000만명 가까운 기독교인의 표심을 의식한 대권 주자들의 행보는 선거 직전까지 이어질 겁니다. 하지만 교인들의 판단은 냉정해야 합니다. 기독교인이라거나 주일에 예배 한 번 드렸다고 해서 ‘우리 사람’이라 품거나 ‘종교적 동질감에 따른 친밀함’으로 이어져서는 안 됩니다. 종교적 동질감과 표를 주는 건 별개의 문제입니다.

기독교인이란 ‘기독교인으로 사는 사람’을 말합니다. 말로만 기독교인이라고 하는 건 아무런 감동을 주지 못합니다. ‘말로만 기독교인’은 어느 순간 ‘말로만 불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대통령을 뽑는 대선에서는 정책과 비전, 대한민국을 끌어갈 열정이 중요합니다.

종교가 정치에 이용되는 듯한 분위기는 늘 불편합니다. 종교와 정치는 완전히 다른 영역입니다. 기독교인이 먼저 ‘정교분리’에 앞장서야 하지 않을까요. 건전한 정치와 성숙한 교회를 만드는 지름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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