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무서워 실습도 포기한 친구인데… 업체가 몰랐을리 없어”

[실습생 참사] 고교 친구들 국감장서 증언

국회 교육위원회의 시·도교육청 국정감사 참석자들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장실습 도중 익사한 홍정운(17)군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전남 여수의 한 요트업체 실습생이던 홍군은 지난 6일 요트 바닥에 붙은 따개비 등을 제거하는 잠수작업에 투입됐다가 변을 당했다. 연합뉴스

현장실습 열흘 만에 잠수작업을 하다 숨진 홍정운(17)군 친구들의 증언이 12일 국회 교육위원회 지방교육청 국정감사장에서 공개됐다. 친구들은 홍군이 물을 무서워했는데 반년 가까이 일한 업체에서 이를 몰랐을 리 없다고 주장했다.

증언에 따르면 전남 여수해양과학고 해양관광레저과에 재학 중이던 홍군은 물에 대한 공포가 있어 학교 수업 과목이었던 잠수, 스킨스쿠버 교육 등을 중도 포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홍군의 한 친구는 이날 “(실습 과정에) 잠수 업무가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면 정운이는 애초에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군은 특성화고 재학 중 실습 과정에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미 실습 전 6개월가량 해당 업체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친구는 “(홍군이) 실습 나간 건 며칠이었지만 반년 넘게 같이 일한 사이였다. 물을 무서워한다는 걸 업체가 몰랐을 리 없다”고 말했다.

단순 업무를 하던 홍군이 실습생으로 투입되면서 어려운 업무에 투입된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홍군은 아르바이트 당시 사포로 선박의 울퉁불퉁한 면을 깎거나 음료수를 전달하는 등의 보조 업무만 맡았지만 현장 실습으로 전환된 후부터 요트 운행 등 어려운 업무를 맡기 시작했다. 홍군은 실습 투입 열흘 뒤 요트 바닥에 붙은 따개비 제거를 위해 잠수 작업을 하다 숨졌다.

증언을 공개한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따개비 제거 작업은 하루 인건비로 50만~100만원 정도가 필요할 정도로 돈이 많이 드는 작업”이라며 “그런데 현장실습으로 전환되니 열흘도 안돼 작업을 시켰다”고 지적했다. 업체가 저임금으로 인력을 쓸 수 있는 상태를 기다렸다가 어려운 작업에 투입한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전남 여수해양경찰서는 이날 업체 대표 A씨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노동계는 학생도 노동자도 아닌 현장실습생들이 안전 사각지대에 내몰리는 일이 거듭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소영 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 조직위원장은 “특성화고 실습생들은 당초 취업을 목표로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실제 노동 현장에서 노동을 할 것을 전제하고 진학하는 이들”이라며 “정부는 그럼에도 이들의 노동자성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특성화고 실습생들은 일반 노동자 신분이 아니다보니 이들에 대한 안전교육, 안전한 작업환경 등이 보장되지 않아 사각지대로 몰리고 있다”며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범위에 특성화고 실습생들도 포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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