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융 규제론 집값 못잡아… 주택 공급이 해결책”

KB금융그룹 부동산 정책 분석
盧정부때 실패한 정책과 판박이
수요특화지역 조성해 분산해야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인 고강도 대출·금융 규제가 주택 가격 안정화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근본적인 문제는 주택 공급이고, 이 문제를 해결해야만 집값 고공행진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KB금융그룹은 주택학회와 공동으로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한 지속가능한 주택 정책 모색’ 세미나를 개최했다. KB경영연구소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전국 5억2000만원, 서울 11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소득 중간 수준인 3분위가 서울에서 평균 가격의 아파트를 구매하려면 18년이 걸린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지난해 주택매매건수도 127만9000여건으로, 2006년 조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구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대부분 노무현정부 당시 시행됐던 것들로, 세금 강화·규제지역 확대·대출규제 확대 등 투자수요를 억제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주택 공급에 대한 대책이 빠지면서, 투자 수요를 강력하게 억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 가격 안정화에는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KB경영연구소는 실수요자 보호, 투자수요 차단·관리 강화, 임차시장 안정화, 안정적 공급체계 마련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실수요자를 보호하기 위해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에게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80%까지 확대해주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최대한 완화해줄 것을 제안했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한해 취득세를 비과세 처리하고 1주택자에게는 취득세·양도세 기준 완화 등 혜택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투자 수요를 차단하기 위해 실수요자에게 주택 자금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전세자금 대출 조건을 더 깐깐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취약 계층에게는 전세자금대출 보증을 강화하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80% 이상인 경우에는 대출 취급을 제한해 갭투자를 막자는 것이다. 임차 시장 안정화 방안으로는 전월세 상한제를 손 봐야한다고 밝혔다. 전·월세 상승률을 조정하거나 규제 예외 지역을 두는 등 정책적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근본적으로 공급 물량이 부족하면 부동산 정책이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며 주택 공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주거 수요가 높은 수도권의 경우 그린벨트를 일부 해제하고 그곳에 주택단지를 건설하기 위한 택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강남 등 특정 지역에 쏠려있는 교육, 교통, 사업 등 수요를 다른 지역으로 분산해 대체 주거지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용산, 여의도, 목동 등 서울 내 주요 지역에 강남권의 다양한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는 ‘수요특화지역’을 조성해 주거 수요를 흡수시키자는 것이다. 수도권 신도시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친환경도시, 스마트도시 등 색다른 특색을 부여해 차별화하고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려는 정책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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