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빚투 개미’ 어떡해, 타격 불가피… 미 테이퍼링 예고

유동성 감소, 자산거품 붕괴 우려
취약채무자 MZ세대 타격 불보듯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장 다음 달부터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시작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팬데믹 기간 동안 풀어왔던 막대한 유동성이 사실상 회수되며 끝없이 상승했던 자산가격도 진정세를 찾을지 주목된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까지 오르면 빚을 내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에 투자했던 개인 투자자들은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3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은 “미국 경제가 현재 속도로 정상화를 지속한다면 다음 해 중순(7월) 종료를 목표로 하는 점진적인 테이퍼링을 조만간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며 “테이퍼링은 11월 중순, 혹은 늦어도 12월 중순에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연준은 매달 미 국채 800억 달러, 주택저당증권(MBS) 400억 달러 등 1200억 달러 상당의 채권을 매입하며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이것을 매달 100억 달러, 50억 달러씩 줄여나가며 양적 완화를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미국발 테이퍼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경우 국내 증시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급격히 증가한 유동성을 양분 삼아 상승해온 자산 거품이 붕괴할 수 있어서다.

금리 인상도 시간문제다. FOMC 위원들은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의 시작이 즉각적인 금리 인상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당장은 제로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인플레이션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다음 해에는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번에는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대내외 여건 변화 등을 짚어보고 경기 흐름이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다음 회의(11월)에서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유동성 감소와 금리 인상으로 자산 거품이 붕괴하면 가장 크게 타격을 입는 것은 ‘빚투 개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월 기준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2019년 33조4000억원에서 2020년 71조2000억원, 올해 95조3000억원으로 급속도로 커져갔다. 금융당국은 이 중 상당액이 부동산, 주식, 암호화폐(가상화폐) 등에 쏠렸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상환능력이 부족한 MZ세대(2030세대)는 변동성에 더 취약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 세대의 올해 2분기 가계부채 증가율은 12.8%로, 나머지 연령층 평균인 7.8%를 크게 넘어섰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대의 경우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2019년 말 대비 4.3배 증가한 5324억원을 기록했다. 전 연령대 평균 증가율(2.6배)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