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명 상한선’ 없앴지만… “종교시설에만 유독 엄격”

정부 거리두기 완화 교계 반응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의 방역 수칙을 일부 완화한 내용을 담은 사실상 마지막 거리두기 단계를 발표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인 위드 코로나 전환을 앞두고 나온 거리두기 지침에 지역교회들은 마지막까지 방역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면서도 종교시설만 과도하게 제재하는 방역 당국을 두고 형평성에 차이가 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17일 “이번 거리두기 핵심은 백신 인센티브”라며 “원칙에 따라 교회도 철저히 방역을 지켜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현재 방역 당국에 종교계 의견을 전달하는 창구는 문체부 종무실이다. 지난 15일 방역 당국이 발표한 거리두기 조정안은 접종 완료자의 참여 범위를 확대했고 이를 종교시설에도 적용했다.

4단계 거리두기가 적용되고 있는 수도권 지역은 예배 등 종교활동을 할 때 예배당 수용 가능 인원 중 10%만 참석할 수 있었다. 다만 99명이라는 상한선을 뒀다. 조정안은 99명 상한선을 해제해 예배당 크기에 따라 미접종자 포함시 최대 10%까지 참석하도록 했다. 1만석 규모의 교회엔 10%인 1000명이 예배에 참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접종완료자만 모여 예배를 드린다면 4단계 지역에서도 최대 20%까지 예배에 참석할 수 있다.

3단계인 비수도권에선 기존 20%를 유지하되 접종완료자만 참여하면 30%까지 예배 참석이 가능하다. 각종 소그룹 모임과 식사, 숙박 금지는 유지한다. 새 사회적 거리두기는 18일부터 2주간 시행된다.

정부 발표 직후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총회장 소강석 이철 장종현 목사)은 논평을 내고 “종교시설과 유사한 공연장 등과 형평성에서 차이를 보인다. 종교시설엔 과도한 제재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월말에 발표될 위드 코로나 지침에서는 종교시설에 대한 별도의 원칙을 적용하지 말고, 다중시설과 동일한 원칙을 적용함으로써 형평성 시비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교회들도 종교시설에만 유독 엄격한 정부의 방역수칙에 불편한 마음을 드러냈다. 경기도 안양 이억희 예담교회 목사는 “99명 제한을 없앤 건 100석 안팎인 작은 교회에는 큰 의미가 없다. 이번 조정안에서 전혀 혜택을 보지 못한다”면서 “한국교회 대표성을 가진 이들이 작은 교회를 살리는 방향으로 정부에 정당한 요구를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기독교총연합회 소속 30여교회, 120여명의 성도들은 18일부터 열흘간 시청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행정법원 앞에서 1인시위를 갖는다. 1인 시위를 계획한 서울 구로구 아홉길사랑교회 김봉준 목사는 “우리는 정상적인 예배 회복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정안에 따라 교회가 운영의 묘를 발휘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신평식 한교총 사무총장은 “대형교회의 경우 주일예배를 3~5부로 나눠서 드리고 있다. 이 중 한 차례 예배를 백신 접종 완료자로만 드리면 20% 인원까지 참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7대 종단은 ‘정부-종교계 코로나19 대응협의회 실무협의회’를 통해 정부 지침이 바뀔 때마다 사전 협의하고 있으며 종교단체들의 개별 의견도 받고 있다”면서 “방역 당국은 물론 지난 13일 공식 출범한 ‘코로나19 일상회복 지원위원회’에도 종교계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윤경 임보혁 박용미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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