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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예배 365-10월 20일] 이겨도 패자가 되는 싸움


찬송 : ‘주님의 마음을 본받는 자’ 455장(통 507)

신앙고백 : 사도신경

본문 : 사사기 12장 1~15절


말씀 : 입다가 암몬과의 큰 싸움을 마친 뒤 돌아왔을 때의 일입니다. 에브라임이 다시 시비를 걸어왔습니다. 이스라엘의 기득권을 쥐고 늘 대접받는 걸 원하던 에브라임은 입다를 이런 식으로 몰아세웠습니다. “왜 암몬과 싸우러 갈 때 우리를 부르지 않았느냐. 어째서 너 혼자 그 영광을 다 차지하려고 드느냐.”

에브라임의 이 같은 지적은 틀린 것이었습니다. 입다는 에브라임에게 도움을 청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에브라임은 입다의 요청을 무시했었지요. 결국 입다는 어떤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전쟁터에 나갔고, 목숨을 걸고 싸워 승리를 거뒀습니다.

그런데 교만한 에브라임이 억지를 부리기 시작한 겁니다. 에브라임은 시비를 거는 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입다를 모욕하면서 입다의 언행을 깎아내리는 짓을 반복했습니다.

입다로서는 더 이상 에브라임을 참고 볼 수가 없었습니다. 여호와의 싸움에서 승리한 용사 입다는 이제 거만한 에브라임과 싸우려고 길르앗 사람들을 소집했습니다. 이것은 아주 정당한 대응이었습니다. 누가 봐도 에브라임이 잘못한 것이었으니까요. 누가 입다에게 잘못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길르앗 사람들은 요단강 나루터 일대를 다 장악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을 건너는 에브라임 사람들은 모조리 다 죽였습니다. 근데 이들은 어떻게 에브라임 사람들을 가려냈을까요. 에브라임 사람인지 아닌지 무슨 표시를 내고 다닌 건 아니었을 텐데, 어떻게 이들을 찾아냈을까요. 그야말로 무작위로 사람들을 죽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때 목숨을 잃은 사람이 자그마치 4만2000명에 달했습니다. 나루터에 수북이 쌓인 시체는 전쟁터에서 죽은 자들보다 더 처참했습니다. 입다는 이스라엘을 구원하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싸웠는데, 자기가 구원하려던 이스라엘 사람들을 자신의 손으로 죽여버린 결과가 돼버린 겁니다.

이게 진정한 승리일까요. 이것을 이겼다고 할 수 있을까요. 에브라임과 싸움은 이겨도 결코 이겼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스라엘의 구원자 입다는 에브라임의 시체 앞에서 마귀들에게 얼마나 조롱을 받았겠습니까.

입다는 에브라임 사람들을 처참하게 다 죽였지만, 이 싸움에서 그는 승자가 아닌 패자였습니다. 대응하는 게 정당했지만, 그것은 승리할 수 없는 싸움이었습니다.

이렇듯 이겨도 패자가 되는 싸움이 있습니다. 공동체 내부의 싸움이 대표적입니다. 내부의 싸움은 내가 져야만 승리할 수 있는 싸움입니다. 이것이 승리의 비밀입니다.

가정과 교회 안 공동체에서 부당한 일을 당할 때 정당하게 맞대응할 이유가 왜 없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싸움이 승리가 될 수 없는 싸움인 것을 알아야 합니다. 진정한 승리를 위해 싸우는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기도 : 주님, 교회 안에서, 그리고 가정 안에서, 내가 죽어서 이기는 싸움으로 승리해 주님께 영광 돌리길 원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주기도문

이영은 목사(서울 마라나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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