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트루디 (19) 혼혈아 아픔 극복한 요셉 ‘축복의 도구’로 쓰임 받다

아버지 따라 큰 집회 다니며 자신감 업
미국의 도시 돌며 한인 청소년들에게
“국제적 인물로 성장하라” 용기 심어줘

트루디 사모의 첫째 아들 김요셉 목사가 1997년 6월 15일 미국 시카고 지역 한인교회협의회에서 주최한 전도대회에서 청년들에게 말씀을 전하고 있다.

남편은 요셉을 엄하게 다루면서도 큰 집회에는 꼭 데리고 다녔다. 혼혈아인 아들에게 자신감을 갖도록 하기 위한 배려였다. 남편은 빌리 그레이엄 전도대회 마지막 날에도 요셉을 서울 여의도광장에 데리고 갔다. 요셉은 아버지가 수많은 군중 앞에서 통역하는 모습을 보고 자랑스럽게 여겼다. 정부에서 보내준 리무진을 타고 아버지와 고급 호텔로 가면서 몹시 즐거워했다. 아버지가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에 위안을 얻고 자신감을 회복한 것이다.

성인이 된 요셉은 아버지와 함께 해외 집회를 다니면서 한국인 교포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자신이 혼혈아로 겪은 아픔을 미국에서 방황하는 교포들에게 똑같이 느낀 것이다. 한 번은 요셉이 미국에서 한국인 청소년을 대상으로 집회를 한 적 있었다. 연일 2000~3000명이나 되는 청소년들이 모여 성황을 이루었다. 청소년 교포들은 미국인의 용모를 한 한국인 설교자의 말에 숨죽인 채 귀를 기울였다. 요셉이 자신의 어린 시절의 일을 꺼내자 강당은 울음바다가 됐다. 요셉은 교포 청소년들에게 이렇게 외쳤다.

“여러분은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지만 뿌리는 한국인입니다. 제일 중요한 건 천국 시민권입니다. 여러분은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을 보세요.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유대인들은 어디서든지 강한 민족입니다. 여러분은 다른 민족을 섬길 수 있는 국제적인 인물로 성공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위대한 축복의 도구가 바로 여러분입니다.”

요셉은 그 집회를 통해 일약 스타가 됐다. 유명 강사의 반열에 올라 24세의 나이에 미국 각 도시를 다니며 한인 청소년 연합 집회를 인도했다. 1990년까지 요셉은 청소년 수만 명에게 복음을 전했다. 갱단에 들어갔던 청소년들이 울면서 회개했고 그중에는 목사가 된 이들도 있었다. 그때 요셉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어릴 때는 어머니를 부끄럽게 여기고 제가 혼혈아로 태어난 게 원망스러웠는데 오늘날 제가 이렇게 다시 쓰임 받게 될 줄은 몰랐어요. 하나님이 어머니를 한국에 보내시고 제가 다시 미국에 와서 한국 청소년들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건 모두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예요. 제가 쓰임 받는 것에 감사해요. 어머니 고마워요.”

그때 나는 요셉의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속으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아들은 LA 집회 때 만난 주일학교 교사와 결혼까지 했다. 집회가 끝나면 요셉은 여러 학생과 함께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먹곤 했는데 그 청년 학생 중 한 사람이 며느리가 됐다.

현재 수원 원천침례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요셉은 자신이 행동과 습관은 아버지에게, 철학과 교육 가치, 섬김의 정신은 어머니에게 배웠다고 말한다. 요셉이 강사로 초빙된 자리에서 내가 좋아하는 격언인 ‘Bloom where you planted(심어진 곳에서 꽃을 피워라)’라는 말로 연설을 마무리할 때마다 나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을 느낀다.

정리=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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