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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속초·양양 설악산 대청봉 소유권 갈등 재연 조짐

3개 시·군 경계 맞닿아 주소도 3개
인제군 국유림경계도 근거 삼아
“정리 마쳤다”하자 다른 곳이 반발


설악산 최고봉인 대청봉(사진)을 중심으로 강원도 인제군과 속초시, 양양군이 빚어온 해묵은 갈등이 재연될 조짐이다.

대청봉은 인제와 속초, 양양군 3개 시·군의 경계가 맞닿아 있다. 그러나 대청봉의 지적경계선이 일치하지 않아 소유권 논란을 빚어왔다. 대청봉은 산 정상의 표지석을 중심으로 인제군 북면 용대리 산12-21번지, 속초시 설악동 산 1-1번지, 양양군 서면 오색리 산-1번지 등 3개 주소를 갖고 있다.

그러나 18일 인제군이 지난 8월 동부지방산림청의 국유림경계도를 근거로 최근 대청봉 표지석과 중청대피소 부지에 대한 행정구역 지적경계선 정리를 마쳤다고 밝히면서 갈등에 불이 붙었다.

인제군에 따르면 국유림경계도에는 3개 시·군의 경계가 대청봉 표지석이 세워져 있는 부지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GPS(위성측량) 지적측량 결과 건축물 대장상 양양군의 토지소재지였던 중청대피소가 인제군 행정구역 안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제군은 이러한 내용을 근거로 대청봉 일원 행정구역의 지적경계선 정리를 마쳤다. 대청봉은 이들 3개 시·군이 공동 점유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는 것이 인제군의 설명이다.

대청봉 지적 경계선 문제는 2015년 지적경계선 전산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시·군에 등록된 지적도를 확인한 결과 대청봉과 중청대피소 부지의 경계가 서로 맞지 않거나 비어 있는 곳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 지자체는 이때부터 지적경계 일치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 왔지만, 설악산 최정상 봉우리라는 상징성 때문에 좀처럼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인제군의 이 같은 발표에 양양군과 속초시는 즉각 반발했다. 동부지방산림청 국유림경계도는 작성 시기가 명확하지 않고, 법적으로 인정받은 문서도 아닌 만큼 이를 근거로 한 인제군의 행정구역 경계 조정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양군 관계자는 “갈등 지역의 경계 조정은 토지소유주들의 신청이 있을 때만 가능하고 행정기관이 직권으로 조정할 수 없다”며 “현재 대청봉 일원은 토지소유주들의 신청이 없는 상태여서 경계 조정 자체가 이뤄질 수 없다. 속초시와 함께 공동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들 시·군은 대청봉을 중심으로 많은 갈등을 겪어왔다. 양양군은 2013년 서면 오색리 산1-24번지였던 대청봉 지번을 산-1번지로 고쳐 대청봉 선점에 나서면서 인제, 속초와 갈등을 겪었다. 또 2016년에는 양양군이 서면의 명칭을 대청봉면으로 변경을 추진하면서 갈등이 재연됐고, 양양군은 결국 개명을 포기한 바 있다.

인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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