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700억 약정설 모른다”… 유동규 구속적부심 기각

정영학·김만배 등과 관계 캐물어
南 결정적 진술 확보 못할 경우
수사가 난항에 빠질 가능성도 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 남욱 변호사가 지난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귀국해 검찰에 체포된 뒤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인 남욱 변호사를 상대로 ‘50억원 클럽’ 의혹 등과 관련해 집중 추궁했다. 남 변호사는 “일부 인사를 제외하면 실제로 돈이 전달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변호사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결정적 증거나 진술을 내놓지 못할 경우 검찰 수사가 난항에 빠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19일 남 변호사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였다. 남 변호사는 전날 인천공항에서 체포돼 검찰로 압송됐다. 그는 귀국 전부터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변호했다. ‘로비 비용으로 50억원씩 7명한테 준다’는 얘기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에게 들었다는 언급도 했다. 다만 남 변호사는 검찰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한 700억원 약정설의 실체 여부에 대해서는 “나는 모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남 변호사가 검찰 수사가 시작된 후에도 미국에 머무르다 전날 귀국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본다. 검찰은 이날 조사에서 남 변호사를 상대로 검찰에 녹취록을 제출한 정영학 회계사, 김씨 및 유 전 본부장과의 관계도 캐물었다.

남 변호사는 정 회계사와 초기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사 씨세븐에서 함께 활동했었다. 유 전 본부장에게 3억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 위례신도시 민간사업자 정재창씨도 이들과 함께 자문단으로 일했다. 씨세븐은 2009년쯤부터 대장동 민간개발을 추진해 왔다. 김씨는 2011~2012년쯤 후배 기자인 천화동인 7호 소유주 배모씨 소개로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를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현직 성남시의회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남 변호사와 김씨가 대장동 사업에서 한배를 탄 것”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전직 성남시의원 A씨는 “2015년 수원지검의 대장동 로비 의혹 수사부터 전면 재수사해야 답이 나오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19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민간업자들이 약 1조6000억원의 이익을 챙기고, 공공 환수 액수는 10%에 불과하다”며 특검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검찰은 김씨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등 뇌물공여 의혹이 뚜렷하게 입증되지 않는 상황에서 자금 흐름 추적에 주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김씨에게 100억원가량을 전달받은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인척 이모씨도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분양대행업체 대표인 이씨와 김씨와의 금전 거래 내역에 수상한 부분은 없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박 전 특검은 이씨와 관련해 “촌수를 알 수 없는 먼 친척이고 돈거래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곽상도 의원이 아들의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의혹에 대해서도 본격 수사에 나섰다.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이날 서울중앙지검과 협의를 거쳐 “중복 수사 방지 필요성에 공감했다”며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유 전 본부장이 구속 적법성을 다시 판단해달라며 낸 구속적부심 청구는 19일 기각됐다. 법원은 “구속영장의 발부가 적법하고, 구속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나성원 박성영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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