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종전선언 ‘구체적 문안’ 협의 진행… 북·미도 직접 접촉

50일간 5차례 만나… ‘공감대’ 관측
성 김, 이번 주 또 방한 협의 지속
셔먼, 대북 접촉 시인… 북 대응 주목


한·미가 문재인 대통령의 한국전 종전선언과 관련, 구체적인 문안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가 본격적인 조율을 거쳐 종전선언에 대한 공동문안을 만들 경우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등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들은 1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협의를 가졌다.

한·미 당국은 종전선언 논의를 대비해 관련 문안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 당국은 종전선언이 채택됐을 경우 구체적 문안이 미칠 파장에 대해 법률적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무부는 이를 위해 상당수의 법률가를 투입했다고 한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종전선언과 관련 “북한과의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계기로서 상당히 유용하다는 한·미 간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성명 채택 시 어떤 영향이 있을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는 상황”이라며 “내부적으로 심도 있게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당국은 종전선언 논의를 심도 있고 속도감 있게 하는 분위기다. 한·미 북핵대표는 최근 50일 동안 한국, 미국, 인도네시아를 오가며 무려 5차례나 대면 협의를 했다. 그 사이 한·미 안보실장과 정보수장 간 논의도 이어졌다.

또 성 김 특별대표는 이번 주 또다시 방한해 종전선언 등을 놓고 머리를 맞댄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번 주 성 김 특별대표가 서울에 오는 것도 미 정부 논의 결과를 갖고 우리 측과 다시 협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미 직접 접촉도 실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한·미 친선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의 2021년 연례 만찬 기조연설에서 “미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과 직접 접촉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는 촉매가 돼야 할 종전선언이 자칫 북한의 주한미군 및 전략무기 철수 등의 주장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도발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이중잣대’ ‘적대시 정책 철회’ 등을 언급한 것도 향후 협의가 시작됐을 때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임기 말 무리하게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박진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종전선언은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하기 위한 여러 선택지 중 하나다. 신뢰를 구축해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첫 관문이고 꼭 거쳐야 하는 단계”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종전선언 이후 태도를 바꿔 선언을 파기하고 무력 도발을 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종전선언이 채택된다면 그런 사항이 없도록 대북 관여를 계속해야 한다”고 답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김영선 기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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