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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행인 옆 청소기 묻지마 투척… 4개월 수사에도 미제

전층 감시 CCTV 없어 범인 못 찾아

지난 6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아파트 지상 주차장으로 청소기가 갑자기 떨어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청소기가 떨어진 곳 근처에 주민이 지나가고 있었던 터라 자칫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물 화면 캡처

아파트 같은 고층 건물에서 창밖으로 물건을 던지거나 떨어뜨리는 ‘묻지마 투척’ 사건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지만, 누가 던졌는지 특정하지 못한 채 수사가 끝나는 경우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6월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아파트에서 지상을 향해 청소기를 던진 이의 신원을 특정하지 못해 수사를 종결할 방침이라고 20일 밝혔다. 청소기가 땅으로 떨어질 때의 영상을 보면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서 한 사람이 카트를 밀고 이동하고 그 뒤를 여성 한 명이 뒤따르던 도중 뒤쪽 여성 옆으로 갑자기 하얀색 청소기가 떨어지며 산산조각이 난다. 만약 사람 위로 떨어졌다면 인명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인근 주민을 탐문하고 정차된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하는 등 약 4개월간 수사를 벌였다. 그러나 신원을 특정할 뚜렷한 증거를 찾지 못해 미제사건으로 종결하는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청소기가 바닥 충격으로 산산조각이 나면서 청소기 소유자를 찾을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면서 “청소기 소유자 신원을 밝힐 증거가 없어 추가 탐문 조사 등을 마지막으로 진행한 뒤 미제로 종결할지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묻지마 투척’ 사건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것은 고층 건물 전체를 비추는 CCTV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인천 서구 검암동의 한 아파트 고층에서도 하늘에서 벽돌이 떨어져 지상에 주차돼 있던 차량 유리가 깨지고 문짝이 찌그러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곳 역시 건물 전체 CCTV는 없었다. 인천서부경찰서는 약 3개월간 인근 CCTV 분석 및 탐문 수사를 펼쳤고, 가해자를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떨어진 벽돌을 보내 유전자감식도 진행했다. 하지만 지문이나 DNA가 검출되지 않았고 결국 경찰은 이달 초 미제사건으로 종결했다. 인천서부경찰서 관계자는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는 아파트 주민이 있었지만 뚜렷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수사를 더 진행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위험한 물건 외에도 창밖으로 음식물 쓰레기 등을 투척하는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역시 행위자를 특정하기 어려워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물건을 던지지 말라’는 협조문을 내거는 것 외에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쓰레기 등 무단투기는 경범죄 처벌법에 따라 1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만약 사람을 다치게 하면 특수상해죄가 적용돼 2년 이상 2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누군가 앙심을 품고 고의로 물건을 지상으로 던지는 행위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사후에라도 행위자를 식별할 수 있는 보완책은 필요하다”며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고층에서 지상 쪽을 내려다보는 CCTV를 설치하는 식의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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