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칼 뺀 정부… 민심 달래주나

인하폭 10~15% 유력… 내주 발표
10% 인하땐 휘발윳값 85원 내려
주유소업계 가격 반영 최대 관건


정부가 고유가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류세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르면 다음 주 중 구체적인 인하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로선 10~15% 정도를 인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다만 민간 사업자인 주유소 업계가 유류세 인하분만큼 가격을 내려 소비자에게 팔 지는 지켜봐야 한다. 국제유가 상승세를 고려할 때 유류세 인하 효과를 크게 체감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내 휘발유 가격이 상당히 올라가고 있고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있다. 현재 유류세 인하를 짚어보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은 내부적으로 검토 단계라고 부연하기는 했지만 기재부 내부적으로는 인하 방침을 확정하고 어느정도 내릴 지 검토 중인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구체적인 인하폭이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10~15% 사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류세 인하 한도는 30%다. 정부는 앞서 2018년 11월부터 6개월간 유류세를 15% 내렸고, 2008년 3~12월에 10% 인하했던 바 있다. 다만 재정 상황을 고려할 때 10% 인하안에 무게가 실린다.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확장 재정을 단행하면서 안정적인 세수 확보의 중요성이 커졌다. 세수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018년 6개월 간 유류세를 15% 인하했을 때 정부 부담액은 2조원 정도였다.

유류세가 인하되면 수직 상승 중인 휘발유와 경유 가격 인상에 제동을 거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주행세·교육세 등 5가지 세목으로 구성된 유류세 중 정부가 직접 건드릴 수 있는 세금은 탄력세율인 교통·에너지·환경세율과 개별소비세율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이들 세금의 세율을 10%를 내린다고 가정했을 때 휘발유는 4.9%, 경유는 3.9% 정도 가격 인하 요인이 생긴다. 19일 기준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1726원/ℓ)에 이를 대입할 경우 약 85원 정도 인하할 여력이 발생하게 된다.

다만 정부 의도대로 기름값이 떨어질 지는 미지수다. 일단 민간 사업자인 주유소 업계에서 유류세 인하분을 가격에 얼마나 반영할 지를 가늠하기 힘들다. 유류세 인하 정책이 실시됐던 2018년 11월 당시 시민단체의 시장 모니터링 결과 유류세 인하분을 가격에 반영했던 주유소는 전체의 절반에 못 미쳤다.

국제유가 상황도 문제다. 2018년의 경우 유류세 인하를 시행한 시점을 기점으로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가격 인하 체감 효과가 커졌다. 2018년 10월 11일 배럴 당 80.66달러를 기록했던 두바이유는 같은 해 12월이 되자 배럴 당 50달러 초반까지 떨어졌다. 반면 현재 국제유가 상황은 내년 초까지 우상향 그래프를 그릴 가능성이 높다. 유류세를 인하하더라도 소비자들이 가격 인하 효과를 체감하기는 당분간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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