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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서 체포한 남욱, 왜 석방? 검, 조사 마무리 못한 듯

법조계 “수사팀이 솔직하다”
일각 “검이 우왕좌왕 모습 보여”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 남욱 변호사가 지난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귀국해 검찰에 체포된 뒤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공항에서 체포된 남욱 변호사가 구속영장 청구 없이 20일 새벽 석방되자 검찰 구성원들도 “좀체 보지 못한 일”이라며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내놨다. 무리하지 않는 수사라는 평가가 있지만 검찰이 ‘속도전’ 속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숨기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차장검사)은 남 변호사 석방 이유와 관련해 “체포 기한 안에 충분히 조사를 마무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혐의 입증을 탄탄히 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대장동 의혹 핵심들끼리 진술이 엇갈리는 가운데 불완전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보다는, 객관적 정황을 좀 더 확인하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앞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한 차례 기각된 영향으로도 풀이된다.

야권을 중심으로 부실수사 비난이 많았지만 법조계에서는 “수사팀이 솔직하다”는 말도 나왔다. 조사가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영장을 청구해 법원에 공을 넘기는 방식은 적어도 택하지 않았다는 평가였다. 한 검찰 간부는 “소명이 미흡해 석방한다고 밝힌 것은 비난을 피하진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무리한 영장 청구보다는 나은 선택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다만 이 경우 자진 입국자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잘 설명되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48시간 내 구속영장을 청구할 정도의 준비가 없었다면, 입국 뒤 적절한 시점에 소환조사를 해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길을 택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속한 구속을 목표로 했지만 현실적인 입증 벽에 부딪혔다는 게 전현직 검찰 관계자 다수의 설명이다.

대선 국면에 많은 관심 속에서 펼쳐지는 이번 수사는 적잖은 잡음도 남기고 있다. 전담수사팀 부부장검사의 ‘겸직’은 팀 내 갈등으로, 시장실이 빠진 성남시청 압수수색은 ‘봐주기’라는 뒷말에 시달렸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수사팀이 이런저런 말을 듣지만 자존심을 버리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이날 ‘대장동 4인방’을 한꺼번에 소환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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