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초과이익 환수 조항 문서상 삭제 맞다”

檢, 성남도개공 관계자 진술 확보
“오전10시 초안 첨부 뒤 5시엔 빠져”
이재명 “삭제 됐는지 알 수 없는 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왼쪽)씨와 남욱 변호사가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재소환돼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사업 실무에 참여한 성남도시개발공사(공사) 관계자가 “‘초과이익환수’ 조항은 문서상으로 보면 삭제된 것이 맞다”고 국민일보에 밝혔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이 조항이 “(오전) 10시에는 들어가 있었고 (오후) 5시에는 빠졌다”고 진술했다.

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삭제한 게 아니고 일선 직원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한 것과 어느 정도 배치된다.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등 민간 사업자의 이익을 뒷받침한 해당 조항이 누락된 이유가 ‘삭제’인지, ‘미채택’인지 여부는 배임죄 성립 문제와 직결된다.

20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차장검사)은 공사 관계자로부터 “초과이익환수 조항을 넣었다가 이후 빠진 것이 맞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 관계자는 “삭제였느냐 미채택이었냐 하는 부분에서 다른 시각이 있을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제 입장에서 이야기를 한다면 ‘기안에 있던 내용이 이후 삭제됐고 다시 올린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7시간여 사이 조항을 삭제한 윗선이나 경위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2015년 5월 27일 오전 공사 개발사업1팀은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성남의뜰컨소시엄과 협의한 뒤 사업협약서 초안을 마련했고, 전략사업실에 보내 검토를 요청했다. 협약서 초안은 “평당 1400만원을 상회하는 분양이 이뤄질 경우 초과이익을 나눠야 한다”는 취지의 별도 조항이 부서 의견으로 첨부된 형태였다고 한다. 하지만 7시간 뒤 해당 조항은 사업협약서에서 빠졌다.

검찰은 민간사업자 초과이익을 환수하자는 건의가 사업 설계 중 적어도 2차례 있었다고 보고 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경위를 파악해 왔다. 공모지침 공개 이전인 2015년 2월에도 개발사업1팀, 2팀에서 각각 “택지 조성이 오래 걸릴 수 있고, 부동산 경기가 좋아질 수 있다”며 “초과이익을 환수해야 한다”는 문서와 수기를 전략사업실에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확보한 문서들의 상신 및 결재 과정, ‘삭제’ 진술 등을 묶어 대장동 사업협약이 성남시의 피해를 낳았다고 판단했다. 유동규(구속) 전 공사 기획본부장, 김만배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배임 액수를 정확히 특정하진 않았지만 수천억원에 달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검찰은 공사 내부에서 해당 조항이 건의되고 삭제되는 시기를 전후해 대장동 의혹에 얽힌 핵심 관계자들의 자금흐름도 추적하는 중이다.

애초 공모지침에 없던 초과이익환수 조항이 사업협약서에 갑자기 쓰일 수 있느냐는 반론도 제기된다. 하지만 2015년 2월 공고된 공모지침에는 “공사와 민간사업자는 사업기간 종료시점의 총수익금에 대해 사업협약 시 정한 방법으로 배분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후보는 삭제 논란에 대해 “당시 상황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언론보도를 보고 추론할 뿐”이라고 했다. 그는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상태에서 좀 더 이익을 확보하자는 실무자의 대안이 채택이 안 된 건 맞는 것 같고, 그 과정에서 삭제가 됐는지 이런 부분은 제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성영 정현수 기자 ps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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