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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생수병 사건’ 피해자 독극물 중독된 듯… 신고도 8시간 늦었다

병원 독극물 검출 결과는 미검출
이튿날 숨진 직원은 독극물 음독
경찰 신고 지연 배경 등 수사 나서


회사에서 생수병에 든 물을 마신 뒤 직원 2명이 쓰러진 사건과 관련해 이 중 1명이 입원 중인 병원 측이 청산가리를 비롯한 독극물에 의한 중독을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두 직원이 쓰러진 지 약 8시간이 지난 뒤에야 신고가 이뤄진 점 등을 확인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20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남성 A씨가 입원 중인 서울 모 병원은 A씨를 상대로 독극물 검출 검사를 의뢰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병원에 도착했을 당시 의식이 없는 상태였고 체내 산성화 정도가 pH(수소이온농도·낮을수록 산성화 정도가 심함) 7에 못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 혈액의 pH 농도는 7.35~7.45 수준인데 7 이하로 내려가는 경우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판단된다.

병원 측은 일단 외부 독극물 유입에 의한 피해로 추정한다. 그 중에서도 청산가리 중독을 강하게 의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 결과 A씨 혈액에서 청산가리가 검출되진 않았지만 병원은 독극물 중독 가능성이 클 수 있다고 본다. 소변 검사는 불가능해 혈액 검사만 이뤄져 결과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고, 청산가리의 경우 분자량이 워낙 적어 ‘청산가리 중독이 아니다’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한다.

서초경찰서는 지난 18일 생수병 사건이 발생한 이튿날 서울 관악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같은 팀 직원 C씨가 독극물을 마시고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C씨 집에서도 독극물 의심 물질이 발견됐다. 경찰은 C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데 사용한 독극물을 피해자들에게 사용했는지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같은 성분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두 사건의 연관관계를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사건 직후 회사에서 별다른 경찰 신고가 없었던 점도 석연치 않다. 피해자 A씨와 B씨는 각각 오후 2시와 3시쯤 서울 서초구 회사에 비치돼 있던 330㎖ 생수를 마시고 남은 물을 다시 마신 뒤 쓰러졌다. 하지만 경찰 신고는 오후 10시에 병원을 통해 이뤄졌다. 경찰 출동 시각도 그만큼 늦어졌다. 경찰 관계자는 “병원에서 경찰 신고가 들어오면서 관할 파출소 직원들이 사고 현장에 나간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쓰러진 당시 상황을 조사해 신고가 고의로 지연된 정황이 있는지 들여다볼 방침이다. 사건 발생 2주 전 비슷한 피해가 있었다는 직원 주장이 나왔지만 확인 결과 관할 지구대 신고 접수나 출동 기록은 없었다. 국민일보는 회사 측에 연락했지만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신용일 박민지 이형민 기자 mrmonst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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