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두환 옹호 발언’ 여진… 홍·유 “5공 때 정치 있었나” 공세

유 “12·12, 5·18 빼면 대통령 못 했다”
윤 “역사인식 변함 없어… 곡해 말라”
원희룡 “고민 담긴 발언” 비판 자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대구MBC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자 대구·경북 합동토론회에 참석하기 전 앞다퉈 손을 내미는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20일 TV토론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전두환 옹호 발언’을 놓고 맞붙었다. 전날 윤 전 총장이 “전두환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서다.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5공 시대에 정치가 있었느냐” “5·18을 빼고 전두환 전 대통령을 평가할 수 있느냐”며 윤 전 총장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발언 취지를 곡해하지 말라고 맞섰다.

홍 의원은 이날 대구MBC에서 열린 대구·경북 합동토론회에서 “저는 5공 시절 검사로서 전 전 대통령의 형도 잡아넣었던 사람이다. 그리고 광주로 쫓겨났던 사람”이라며 “우리가 5공과 단절하기 위해 30여년간 피어린 노력을 했다. 5공 시대에 정치가 있었나. 독재만 있었다”고 비판했다. 5공화국 독재에 맞서 싸운 점을 부각하면서 같은 검사 출신인 윤 전 총장과의 차별화를 꾀한 것이다. 그러자 윤 전 총장은 “지난번 대선에 나오셔서는 박정희, 전두환을 계승하겠다고 하시지 않았나”고 받아쳤다.

유 전 의원도 윤 전 총장의 역사인식을 문제 삼으며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유 전 의원은 “12·12와 5·18을 빼면 전두환 대통령이 대통령 되지 못했을 텐데 어떻게 빼고 평가할 수가 있느냐”며 “문재인정부에게 조국 사태와 부동산 빼면 잘했다, 친일파에 나라만 안 팔아넘겼으면 잘했다, 스티브 유(가수 유승준)에게 병역기피만 안 했으면 잘했다고 말하는 것과 유사한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5·18 정신이 헌법 전문에 개정되면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해왔고, 대학 시절에도 5·18 직전에 벌어진 12·12 군사반란에 대해 모의재판을 하며 (전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바 있다”며 “역사인식에 변함이 없다. 앞에만 뚝 잘라 말씀하시는 것 같다”고 맞받았다. 전체 맥락이 아니라 발언 일부만 확대해 진의를 왜곡하고 있다는 얘기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역대 대통령들마다 인사 스타일과 인사 철학이 다 달랐고 그에 대한 국민 평가도 달랐다. 그런 것을 고민하다가 (윤 전 총장의) 이런 발언이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윤 전 총장에 대한 비판을 자제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번 발언이 중도층과 호남 표심에 상당한 악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앞으로 정치활동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치 언어가 미숙했다는 것은 충분히 지적할 수 있다”며 “일이 발전해 나가지 않도록 조속히 조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윤 전 총장에 대한 맹폭이 이어졌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비정상적 언행이 급기야 군사반란 수괴 전두환 찬양까지 이르렀다”며 “이완용이 나라 팔아먹은 거 빼면 정치 잘한 거라고 말한 것과 진배없다”고 지적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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