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헝다, 3조원대 계열사 매각 무산… 내일 디폴트 수순 밟나

달러채 이자 984억 못갚으면 디폴트
헝다그룹 주가 장중 한때 10% 폭락
中 “헝다 위기 통제 가능한 수준”

21일 중국 2위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그룹이 베이징에 지은 아파트 단지 앞으로 한 주민이 걸어가고 있다. 헝다그룹은 3조원 규모의 자회사 매각이 무산되면서 공식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선언될 가능성이 커졌다. AFP연합뉴스

350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중국 2위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파산 직전에 몰렸다. 3조원 규모의 자회사 지분을 팔아 급한 채무부터 갚으려던 계획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채권 이자 지급 유예 기간이 끝나는 오는 23일까지 달러채 이자 8350만 달러(984억원)를 갚지 못하면 공식적으로 채무불이행(디폴트)이 선언된다.

헝다그룹은 20일 오후 계열사 헝다물업 지분 50.1%를 부동산 개발 업체 허성촹잔에 매각하는 협상이 종료됐다고 공시했다. 지분 매각으로 200억 홍콩달러(3조200억원)를 확보해 유동성 위기를 넘겨보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양측간 대금 지급 방식을 둘러싼 이견 때문에 거래가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홍콩 증시에서 거래가 재개된 헝다 주식은 한때 10% 이상 급락했다. 헝다물업 지분 매각이 진행됨에 따라 헝다 주식은 지난 4일부터 거래가 중단된 상태였다.

헝다는 다른 계열사 자산도 처분해 자금을 확보하려 했지만 진전이 없는 상태다. 헝다는 이날 공시를 통해 지난달 28일 성징은행 지분 1억5300만주(19.93%)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 외에 다른 자산을 매각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헝다의 비핵심 계열사 중 몸집이 큰 헝다자동차를 인수하겠다는 쪽도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헝다는 지난달 23일 예정됐던 만기 채권 이자 8350만 달러를 갚지 못했다. 이어 같은 달 29일 4750만 달러(559억원), 지난 12일 1억4800만 달러(1742억원)도 지급하지 못했다. 달러화 채권 계약서상 지급 예정일부터 30일까지는 이자를 못 갚아도 공식 디폴트로 간주되지 않아 지금까지 간신히 시간을 벌어둔 상태였다. 내년부터는 원금도 갚아야 한다.

중국 당국은 헝다 위기가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류허 부총리는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금융가 포럼 서면 축사에서 “부동산 시장에서 개별적인 문제가 나타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통제가 가능하다”며 “부동산 시장의 건강한 발전이라는 큰 상황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강 인민은행장의 헝다 발언도 뒤늦게 공개됐다. 그는 지난 17일 화상으로 열린 주요 30개국(G30) 국제은행 토론회에서 “헝다는 만기 채무를 상환하지 못했고 일부 건설 현장은 공사가 중단됐으며 이미 분양한 부동산을 제때 공급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헝다 위기를 통제할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다른 부동산 업체와 금융 부문으로 위험이 전이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률이 정한 배상 순서에 따라 채권자와 재산권자의 권익을 충분히 보호하고 그 과정에서 특히 기존 주택 구매자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인민은행은 이러한 발언을 20일 오후에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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