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미래에셋 여수 경도 개발과정 불법대출” 조사 중

“위장계열사 만들어 대출 받아”
이사진 구성·담보 등 근거 구체화
미래에셋측 “지분율 미달” 반박


공정거래위원회는 미래에셋이 전남 여수 경도해양관광단지 개발사업을 진행할 때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이 미래에셋 계열사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러 계열사 지정을 회피하고 계열사로부터 불법으로 자금대출을 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계열사 누락 혐의에 대해 제재를 내린 후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 적용도 검토하고 있다.

21일 공정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미래에셋이 세운 SPC인 지알디벨롭먼트(GRD)가 미래에셋 계열사로부터 대출을 받기 위해 설립한 ‘껍데기’ 회사라고 보고 있다.

미래에셋은 경도해양관광단지 개발사업을 외부 자금을 수혈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공정위는 미래에셋이 PF로 외부자금을 끌어들일경우 사업 진행의 주도권을 갖기 어렵고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진다는 판단에 PF를 위한 위장계열사를 만들어 불법적으로 대출해줬다고 의심하고 있다.

실제 미래에셋컨설팅의 자회사인 와이케이디벨롭먼트(YKD)는 GRD를 만들었고, GRD는 미래에셋증권에서 396억원, 미래에셋생명보험에서 180억원을 대출받아 경도 개발사업을 시작했다.

미래에셋그룹은 GRD를 계열사라고 볼 소지가 없고, SPC 설립을 통한 자금조달은 일반적인 업계 관행이라고 주장한다. 미래에셋이 핵심 근거로 드는 것은 공정거래법 시행령에서 기업집단 소속 회사의 판정 기준인 30%를 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 미래에셋그룹의 GRD 지분은 의결권 기준 20.5%밖에 안 되며, 이사도 한 명만 파견했다.

공정위는 하지만 GRD가 외형적으로는 지분 비율 등 문제될 것이 없어도 계열 관계에 있는 금융사로부터 대출을 받는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금산복합집단이 계열사로부터 대출을 받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GRD가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라는 것을 증명할 만한 여러 근거를 구체화하고 있다. 일단 GRD 이사진 구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사진 중 YKD 추천 몫인 한모 이사는 이전에 YKD 대표 이사를 역임했고, 경도 개발 사업을 사실상 전체적으로 설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나머지 이사진은 시공사에서 파견된 차장·과장급 등 실무진들로 체급이 크게 차이 난다.

YKD가 GRD에 제공한 과도한 수준의 담보도 문제다. YKD는 GRD에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부지 27만㎡를 담보로 제공해줬는데, 통상적인 수준보다 더 큰 규모라는 것이다. 공정거래법 시행령은 한 회사가 다른 회사에 통상적인 범위를 초과한 채무 보증을 제공하면서 해당 회사의 경영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면 같은 기업집단에 속하는 것으로 규정한다.

이에 공정위는 GRD가 대출을 받기 위해 설립한 ‘껍데기’ 회사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미래에셋의 경도 개발 사업 전체의 시행사는 YKD고, GRD는 생활형 숙박시설 시행사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GRD가 자신이 맡은 사업의 핵심적인 부분을 다시 YKD에게 재위탁한 정황도 곳곳에서 발견되는 상황이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 종합감사에서 “실제 내부거래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통상적 수준을 넘은 채무 보증이나 자금 대여가 있었는지 등 지배력을 평가하는 작업을 면밀하게 검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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