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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호 사태, 범죄 아니지만 부도덕”… 대중은 싸늘했다

범법 아닌 스캔들에 대중들 싸늘
사과문도 나오기 전 광고 줄취소
콘텐츠 소비에 대반 배반감 때문

배우 김선호가 tvN의 인기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에 출연해 주인공 홍두식 역을 연기하고 있다. tvN 제공

임신중절 강요 논란에 휩싸인 배우 김선호에 대한 비난이 수일째 이어지고 있다. 범죄가 아닌 개인사와 관련해 연예인을 지나치게 질타한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하지만 최근 대중은 위법 여부가 중요하다고 보지 않는다. 범법행위가 아니라 사회 통념에 어긋나는 행위만으로도 분노한다.

지난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김선호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하는 이가 작성한 폭로 글이 올라왔다. 김선호가 교제 중에 임신중절을 종용했고 이후 일방적으로 이별 통보를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3일 뒤인 20일 김선호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저의 불찰과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그분에게 상처를 줬다”며 사과했다.

광고계의 움직임은 공식 입장문보다 빨랐다. 화장품 브랜드 라로슈포제, 11번가, 도미노피자, 아웃도어 브랜드 나우 등에서 김선호를 앞세운 광고가 삭제됐다. 광고계가 발 빠르게 ‘김선호 지우기’에 나선 것은 대중이 그만큼 연예인의 불미스런 사생활에 대해 민감하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이번 사태는 지극히 개인적인 연애사지만 대중은 엄격했다. 윤리적 차원의 문제만은 아니다. 사생활 추문이 공개된 연예인이 출연한 드라마나 예능에는 몰입하기 어려워진다. 드라마 등에서 쌓은 좋은 이미지가 추락하는 데 대한 배신감도 크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21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드라마나 예능도 결국 소비자들이 소비하는 형태”라며 “소비를 정상적으로 할 수 없거나 소비한 것에 가졌던 좋은 마음에 배반감을 느꼈을 때 반발이 나올 수밖에 없다. 지극히 합리적인 반응”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에 김선호가 갓 태어난 아기를 안아보며 기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를 다시 봤을 때 과연 (시청자가) 이전과 같이 느낄 수 있겠냐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연예인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도 하나의 상품을 내놓은 것이므로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대중의 분노는 연예인이 만들어온 이미지가 긍정적일수록 커진다. ‘갯마을 차차차’에서 김선호는 고향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며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는 홍두식 역을 맡았다. 여주인공 신민아(윤혜진 역)와 풋풋한 연애도 보여줬지만, 실제 사생활은 극적으로 대비됐다. KBS 예능 ‘1박 2일’에서 보여준 호감형 이미지와도 괴리됐다.

이런 사태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 배우 서예지가 연인인 배우 김정현을 가스라이팅 했다는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비슷했다. 본질은 두 남녀의 사적인 연애사였지만 대중의 반향은 컸다.

연예인의 사생활에 대중이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정석희 대중문화평론가는 “연예인이 사생활 관리를 못 한 건 사실이고 이미지 회복은 불가능하지만, 국민이 반드시 알아야 하거나 단죄해야 하는 일은 아니다”며 “지나치게 확대 재생산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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