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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서 만난 ‘오징어게임’… 저작권·게임 등급 문제도

로블록스·제페토서 콘텐츠 봇물
섬세한 조작 필요한 3단계 힘들어
디자인 등 활용 저작권 침해 우려
“국내 게임법 맞게 규제” 목소리도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에서 캐릭터들이 한 이용자가 제작한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패러디 게임에 참여하고 있다. 로블록스 메타버스 플랫폼 캡처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 흥행으로 로블록스와 제페토 등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관련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드라마 속 게임을 그대로 옮긴 게임콘텐츠, 특유의 디자인을 재현한 의상 아이템도 등장했다. 직접 메타버스 공간에서 관련 콘텐츠를 경험해봤다.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인 로블록스에서 오징어 게임의 영문 이름인 ‘Squid Game’을 검색하자 1000개가 넘는 게임이 나왔다. 로블록스는 개인이 게임을 직접 만들어 등록할 수 있다. 가장 먼저 뜨는 게임은 2억3000만명이 방문했고 지난 20일 오후 11시 기준 4만5000명이 동시 참여하고 있었다. 오징어 게임의 뜨거운 인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숫자다.

게임에 접속해보니 오징어 게임의 트레이드 마크인 초록색 체육복을 입은 캐릭터들이 대기 공간에 모여있었다. 채팅창에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베트남어 등 다양한 언어가 올라왔다. 시간이 되자 첫 번째 게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시작됐다. 앞쪽에 커다란 인형이 놓인 모습은 세트장을 그대로 옮긴 듯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소리에 맞춰 게임이 진행됐고, 드라마 내용과 마찬가지로 규칙을 지키지 않거나 시간 내 도착하지 않은 캐릭터는 총성과 함께 쓰러졌다. 부활하려면 게임머니를 사용해야 하고, 부활하지 않은 채 다른 캐릭터의 게임을 관전할 수도 있다.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섬세한 조작이 필요한 3단계를 넘어가지 못했다. 3단계는 기존 드라마에 없는 새로운 게임이다. 제작자마다 다른 게임을 넣기도 한다. 결말이 궁금해 다른 이용자의 게임을 관전해봤다. 하지만 이틀간 틈틈이 시도했는데도 마지막 게임까지 성공하는 이용자를 보지 못했다. 협력이 필요한 일부 게임에서 다양한 언어를 쓰는 이용자들이 팀을 이루지 못하는 탓이 커보였다.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서 이용자들이 판매하는 오징어 게임 관련 아이템. 제페토 메타버스 플랫폼 캡처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도 오징어 게임 관련 맵(map) 9개와 의상 아이템 70여개가 검색됐다. 제페토 맵에선 게임을 하는 건 아니지만, 오징어 게임의 세트장을 재현한 공간을 돌아다니며 기념 사진을 남기거나 다른 이용자와 소통할 수 있다. 게임 참가자들이 입는 체육복이나 관리자들이 쓰는 가면 등을 비슷하게 만들어 놓은 유료 아이템을 구매해 캐릭터를 꾸밀 수도 있다.

다만 메타버스 공간에서 드라마에 나오는 게임이나 소품, 디자인 등을 활용해 개인 제작자가 콘텐츠를 만들고 돈을 벌게 되면 저작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오징어 게임을 패러디한 게임 애플리케이션(앱)이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등에 등록되면서 논란을 낳기도 했다. 넷플릭스측은 “지적재산권 침해가 될 수 있는 사례를 예의주시 하고 있으며 조치가 필요한 경우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메타버스 내 게임 콘텐츠를 국내 게임법에 맞게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오징어 게임은 총을 맞거나 서로를 공격하는 등 폭력성이 있어 등급 지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새로운 산업인 만큼 규제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김규철 게임물관리위원장은 지난 1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관련 질의에 대해 “아직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협의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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