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직불제 2년, 소농 수령액 확대… “가뭄에 단비”

자격요건 갖추면 120만원 지급
농식품부, 선택직불제 개편 검토


전남 화순군 이양면 쌍봉리에서 소규모 농사를 짓는 정병조(83)씨는 농업 역사의 산증인이다. 60년째 농삿일을 해왔다는 그가 처음 농업에 뛰어들 때만 해도 논·밭을 가는 수단은 소밖에 없었다. 사람의 손으로 땅을 일구던 시절에 젊음을 모두 투자했다. 정씨는 이후 경제 규모가 커지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농기계의 혜택을 받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농협에서 농약 살포나 병해충 방제까지 지원하면서 농사도 한결 수월해졌다고 한다. 열악한 소득은 직불금 제도가 시행되면서 일정 부분 보완할 수 있었다. 정씨는 2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부에서 이것저것 지원해주면서 여건이 많이 나아졌죠”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예전만큼 일하기는 힘들어졌다. 지금은 소규모 밭농사만 짓는다. 경작 면적이 줄면 직불금 규모까지 줄기 때문에 소득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공익직불제가 시행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0.5㏊ 이하 소규모 농가의 경우 자격 요건만 갖추면 120만원씩 주도록 제도가 정비되면서 소득이 늘었다. 정씨는 “과거에 얼마 받았는지는 정확히 기억 안 나지만 지금보다 훨씬 적었다. 요즘 비료값도 만만치 않은데 120만원이나 주고 있어 가뭄에 단비같은 느낌이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부터 실시한 공익직불제가 정씨와 같은 소규모 농가의 지지를 받고 있다. 예전 직불제는 면적에 비례해 직불금을 지급하다보니 대규모 농사를 짓는 이들에게 유리한 구조였다. 하지만 공익직불제는 0.5㏊ 이하 소규모 농가에도 최저 120만원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효과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공익직불제 도입 전인 2019년만 해도 소규모 농가 수령액은 전체 예산(1조2356억원)의 11% 수준인 1359억원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전체 예산(2조2769억원)의 22% 정도인 5009억원이 소규모 농가 몫으로 돌아갔다. 비중도 커지고 수령액도 늘면서 농가 소득 안정에 보탬이 됐다.

개선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공익직불제는 면적과 재배 작물을 기준으로 지급하는 ‘기본 직불제’와 친환경 농업 등을 할 경우 지원하는 ‘선택 직불제(친환경농·축산직불, 경관보전직불)’로 나뉜다. 연착륙에 성공한 기본 직불제와 달리 선택 직불제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행 방식으로는 공익적 취지를 제대로 못 살린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환경·생태보전·탄소 관련 선택형 직불제나 식량안보 관련 선택형 직불제, 청년 선택형 직불제 등처럼 공익적 가치를 살릴 수 있는 구체적인 선택 직불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농식품부도 선택 직불제 개편에 동의하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공익직불제가 소득 안전망을 넘어 농업 분야 탄소중립, 식량보전 등 공익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선택직불제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세종=신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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