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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발사 ‘미완의 성공’… 우주 독립 첫발

국내 독자기술로 만든 첫 발사체
발사 성공했으나 궤도 안착 실패
고도 700㎞ 올라간 것도 큰 성과

국내 독자 기술로 만든 누리호가 21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힘찬 불길과 함께 우주를 향해 날아오르고 있다. 누리호는 설계, 제작, 시험, 인증의 개발 전 과정을 국내 독자 기술로 만든 첫 우주 발사체다. 2010년 3월부터 개발에 들어간 누리호는 이날 예정 시간보다 1시간 늦은 오후 5시 발사됐다. 고흥=사진공동취재단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발사 성공을 목전에 두고 뒷심 부족으로 최종 임무는 완수하지 못했다. 누리호는 거의 모든 관문을 통과하며 목표 고도 700㎞에 도달, 성공하는 듯했으나 마지막 3단 엔진의 연소 시간 부족으로 위성 모사체(더미위성)를 궤도에 안착시키지 못했다.

누리호는 순수 국산 기술로 완성한 첫 발사체다. 누리호처럼 무게 1t 이상급 실용 위성을 우주 궤도로 쏘아 올릴 수 있는 국가는 미국 러시아 프랑스 일본 중국 인도 6개국이다. 이들 우주 선진국들도 처음 개발된 발사체의 성공률은 30%였다. 최종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했으나 누리호는 첫 시도에서 거의 모든 단계를 정상적으로 수행하며 독자적인 우주 개발 시대의 가능성을 보였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누리호 발사 결과 브리핑에서 “누리호는 이륙 후 1단 분리, 페어링(발사체 내 탑재물 보호 덮개) 분리, 2단 분리 등이 정상적으로 수행됐으나 3단에 장착된 7t급 액체엔진이 목표된 521초 동안 연소되지 못하고 475초에 조기 종료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로 인해 위성 모사체가 고도 700㎞ 목표에는 도달했으나 초속 7.5㎞ 속도에는 미치지 못해 지구 저궤도 안착은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과기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국내 발사체 기술력이 충분하게 무르익었음을 보여주는 결과여서 실패로 규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항우연은 “누리호 1단부는 75t급 엔진 4기가 클러스터링(묶음) 돼 300t급의 추력을 내는 게 이번 누리호 발사의 핵심이었다. 또한 1단, 페어링, 2단이 분리하고 3단이 성공적으로 점화된 것은 소기의 성과”라고 평가했다. 과기부는 항우연 연구진과 외부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조사위를 구성해 3단 엔진 조기 종료의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고, 문제점을 보완하여 2차 발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나로우주센터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은 “아쉽게도 목표에 완벽하게 이르지 못했지만 첫 번째 발사로 매우 귀중한 성과를 얻었다”며 “더미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이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고 했다.

누리호는 당초 예정보다 1시간 늦은 오후 5시 발사됐다. 항우연 등에 따르면 발사대 하부 시스템 및 밸브 점검에 추가 시간이 소요됐다는 설명이다. 누리호 발사는 발사 시각 확정부터 발사, 우주 궤도 도달까지 톱니바퀴처럼 정확하게 맞물려 돌아가면서 성공하는 듯했다. 발사 2분7초 만에 고도 59㎞에 도달한 뒤 1단 엔진을 성공적으로 분리했으며, 3분53초 만에 공기 저항이 거의 없는 고도 191㎞에 다다랐다. 이어 페어링을 떨궈냈고, 발사 4분34초 뒤 고도 258㎞에 올라가자 2단 엔진이 분리되고 3단 엔진이 가동됐다.

이날 ‘미완의 성공’으로 한국의 우주 독립의 꿈은 내년 5월 누리호 2차 발사까지 미뤄지게 됐다.

이도경 최재필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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