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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오이 등 다 키워먹어야 할 판”… 밥상물가 폭등

채소·축산물·수산물값 ‘껑충’
코로나로 신선식품 가격 올라
수입산 고기·과일 가격도 상승


경기도 용인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최모(43)씨는 요즘 베란다와 옥상에서 채소를 키운다. 지난봄, 대파 대란 때 ‘파테크’ 차원에서 파를 심었다. 지난 7월에는 상추 모종도 몇 상자 들였다. 최씨는 “베란다 텃밭 정도로 가게 식재료를 충당할 순 없지만 조금이라도 아껴보려고 시작했다. 집에서 심을 수 없는 시금치는 계속 너무 비싸서 김밥, 비빔밥 재료에서 완전히 뺐다”고 말했다.

신선식품 물가의 오름세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채소, 과일, 축산물, 수산물, 수입산까지 값이 오르지 않은 품목을 찾기 힘들 정도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파, 양파, 시금치, 양배추, 상추, 깻잎, 애호박, 오이 등 주요 채소의 올해 연평균 가격은 최근 5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자가 체감하기에만 비싼 게 아니라 실제 가격이 많이 오른 것이다.


축산물 가격의 상승 추이도 비슷하다. 한우는 올해 가장 높은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됐다. 특히 구이용(등심, 안심)은 지난 8월 이후 급등세다. 국거리인 한우 양지(1+등급) 가격은 지난 22일 기준으로 100g에 8635원으로 1년 전(7549원)보다 14.4% 올랐다. 국산 냉장 삼겹살은 100g 기준으로 평년 평균가격이 2000원 안팎이었는데, 최근 2500~2700원 선을 오르내린다.

수입산이라고 다르지 않다. 소고기는 호주·미국산 제품이 한우보다 저렴하지만, 최근 세계적인 물류대란으로 수입이 원활하지 않은 탓에 수입산 가격 또한 상승세를 탔다. 호주산 냉장갈비 100g의 평년 가격은 2200원대였는데 지난 8월 이후 가격이 치솟아 3000원 안팎을 오간다. 과일은 국산보다 수입산의 가격 상승이 두드러진다. 사과, 배, 감귤 등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데 바나나, 키위, 파인애플 등 수입과일 가격은 몇 달째 오름세다.

신선식품 가격 상승의 주범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코로나19’다. 수확 인력 부족, 인건비 상승, 물류대란 등 날씨를 제외한 주요 원인이 코로나19 때문에 증폭됐다. 지난해 코로나19 발생으로 세계 경제가 원활하게 순환하지 못하면서 문을 닫은 농장이나 공장이 많았다. 많은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었다. 하지만 올해 다시 경기가 살아나면서 이제는 노동력 부족현상을 겪고 있는 것이다. 농장에 수확할 인력이 없어서 출하량이 줄거나, 인건비가 올라 가격도 함께 뛰었다. 유가 상승, 원자재 가격 인상 등과 더불어 물류를 담당하는 인력까지 턱없이 모자라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번졌다. 수입산 고기, 과일 등의 가격 인상은 물류대란이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국산 신선식품 가격 상승은 길어진 폭염과 때 이른 추위 등 날씨 영향도 있다. 다만 외국인 근로자 수 급감과 관련이 깊다. 농어촌 지역에서는 대부분 외국인 근로자의 노동력에 의존해 왔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국내 외국인 근로자 체류인원은 21만8709명으로 2019년 말 27만6755명보다 6만명 가까이 줄었다. 포도 농장을 운영하는 김모(56)씨는 “지난여름 수확철을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다. 서울에 사는 자식들, 일가친척들을 총동원해서 겨우 막았는데 내년도 올해 같으면 큰일”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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