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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돌아온다” 사임해놓고 재선캠프 다녀온 유동규

전현직 관계자들 2014년 상황 증언
“이재명 재선 후 복귀… 유동규 왕국”
유한기·황무성 만남도 수사 지적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은 뒤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5년 2월 6일 황무성 초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에게 찾아온 유한기 전 개발본부장은 “사장님께서 너무 순진하시다”는 말을 반복했다고 한다. 그는 황 전 사장에게 “사장님이나 저나 유동규가 앉혀놓은 것 아닙니까”라고 했다. 황 전 사장은 “내가 유동규를 한번 만나겠다”고 했지만 유 전 본부장은 “왜 그렇게 모르느냐”며 사의를 표명할 것을 계속 재촉한다.

이는 25일 국회에서 공개된 황 전 사장과 유한기 전 본부장 사이의 대화 내용이다. 부하 직원이 사장실을 찾아가 사퇴를 강압하는 듯한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이 공개되자 전현직 공사 관계자들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면서도 “당시 공사는 ‘유동규 왕국’이었다”고 반응했다. 공사 내부에서는 이상한 소문도 많았고, 징계 처분을 받는 직원도 많았다고 한다.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의 눈치를 봐야 했다는 증언도 많았다.

전현직 공사 관계자들은 유동규 전 본부장이 2014년 지방선거 당시 보인 행동을 잘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그는 2014년 4월쯤 공사에 사의를 표하고 떠났는데, 이때 기획본부장실을 잠가두고 “곧 돌아올 것이다. 아무도 손대지 못하게 하라”고 주변에 말했다고 한다. 한동안 후임은 임명되지 않았고 기획본부장 자리는 공석이었다. 잠겨 있던 기획본부장실은 그가 돌아온다는 소식이 들리자 다시 열려 청소가 이뤄졌다고 한다.

전현직 공사 관계자들은 이때 유동규 전 본부장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재선을 위한 선거캠프에 가 일했다고 주장했다. 한 관계자는 “짐을 빼지도 않고 자리를 비운 것은, 돌아와 같은 자리에서 일한다는 확신을 가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동규 전 본부장이 애초 있던 기획본부장 자리로 복귀한 것은 이 후보가 재선에 성공한 이후였다. 2014년 10월 성남시의회에서는 그의 복귀를 놓고 “불가사의하고 납득할 수가 없다. 이해하기 힘든 조직의 인사”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 전직 공사 관계자는 “중요한 임원이 사임한 뒤 그 자리는 공석으로 유지되다가, 그가 돌아와 다시 그대로 일을 한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언론에서도 의회에서도 난리가 났었다”고 말했다. 당시 공사에서는 직원들이 징계를 받는 일도 많았다고 한다. 수년 소송을 거쳐 현재 공사에 복귀한 인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 내부에서는 성남시에서 황 전 사장 감사를 준비한다는 말도 돌았다고 한다.

유한기 전 본부장이 황 전 사장을 찾아가 유동규 전 본부장과 ‘정 실장’을 언급하며 사의 표명을 촉구한 이유는 무엇인지, 대장동 개발사업의 특혜 의혹과 맞닿은 일인지 역시 수사로 밝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권은 이 일을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에 견주고 있다. 이 후보는 황 전 사장 사임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18일 국정감사에서 황 전 사장의 중도 하차에 대해 “그분이 계속 계시길 바랐다. 왜냐하면 그분이 상당히 역량 있는 분이셨다”고 말했다.

조민아 이경원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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