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읽고 단답형 답변… 윤 ‘개 사과’ 파문 후 조심 또 조심

더 이상 실수 않겠다는 의지 표현… 지지자들 마이크 사용 요구 거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5일 대전 대흥동의 국민의힘 대전시당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응원을 보내는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반려견 사과 사진’과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이라는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난 후 ‘조심 모드’로 전환했다.

현장에서 즉흥적인 연설을 주로 해온 윤 전 총장은 스타일을 바꿨다. 그는 준비해온 원고를 그대로 읽는 모습을 보였다. 기자간담회에서는 질문에 단답형으로 답하면서 불필요한 말을 줄이려고 애썼다. 이런 변화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막판 시점에 더 이상 실수를 해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은 25일 국민의힘 대전시당에서 열린 국민캠프 충청권역(대전·충남·세종) 선거대책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했다. 윤 전 총장은 지지 호소 발언을 하기 위해 단상에 서면서 재킷 왼쪽 주머니에서 원고로 보이는 가지런히 접힌 A4 용지 1장을 꺼냈다.

윤 전 총장은 단상에 올려놓은 원고를 보면서 발언을 시작했고, 중간마다 흘깃흘깃 원고를 보며 연설을 이어갔다. 그는 “이런 무법천지에서 어떻게 미래 세대에 희망을 줄 수 있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전 총장은 원고를 보고 읽는 것이 어색한지 헛기침을 자주 하고 물도 마셨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참모진이 준비한 메시지를 그대로 읽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부산 방문 때 나온 ‘전두환 옹호 발언’도 윤 전 총장이 즉흥적으로 한 것이었다.

행사 중간 지지자들이 마이크 사용을 요청했으나 윤 전 총장은 손을 저으며 거부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이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아닌 때 확성장치를 사용한 선거운동을 금지한 점을 의식한 것이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지난 8월 대구 서문시장에서 마이크를 잡았다가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윤 전 총장은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는 단답형 답으로 최대한 말을 아꼈다. 그는 ‘후보 선출 뒤 원팀을 위한 복안’을 묻자 “진정성 갖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답했다. 비유나 상세한 설명 등 윤 전 총장 특유의 표현 방식 때문에 실언이 이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말 자체를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이날 대전KBS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지역 합동토론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일제히 때렸다. 윤 전 총장은 “만약 정말 흙수저 정신과 같은 입장에 있었던 사람을 끝까지 보호하고 아끼는 마음이 있다면 절대로 대장동 같은 일은 생길 수 없다”며 “이미 특권층에 편입된 사람”이라고 이 후보를 직격했다. 홍준표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베네수엘라행 완행열차라면 이 후보는 급행열차”라며 “혜택을 퍼줄 궁리만 하고 있으니까 국가 재정이 파탄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고발사주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을 두고는 “야당 경선에 개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전=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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