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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스토킹 범죄 적극 신고해야

김교태 경찰청 생활안전국장


“○○아, 나도 순정이 있다. 네가 이런 식으로 내 순정을 짓밟으면 그때는 깡패가 되는 거야!”

영화 ‘타짜’에 나오는 대사다. 이 등장인물은 본인의 일방적인 마음을 ‘순정’이라고 표현하면서 그 마음을 받아주지 않으면 ‘깡패’처럼 폭력적인 수단도 불사하겠다고 말한다. 우리는 이를 ‘스토킹’이라고 일컫는다.

상대가 원하지 않음에도 본인의 순정만을 이야기하며 상대를 괴롭히는 스토킹에 대처하기 위해 2012년 경범죄처벌법에 ‘지속적 괴롭힘’ 조항이 신설됐다. 하지만 범칙금 8만원이라는 처벌 규정은 범죄를 억제하기에는 부족했다. 피해자가 고통받고 있어도 경찰은 가해자가 ‘깡패’가 되어 다른 범행을 저지르기 전까지는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못했다.

미국에서는 영화배우 레베카 셰퍼가 광팬에 의해 살해당한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줬고, 이를 계기로 1990년 스토킹이 범죄화됐다. 일본에서는 연인에 의해 스토킹을 당하던 피해자가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음에도 결국 살해당한 ‘오케가와 사건’이 여론을 촉발시켜 2000년 스토커규제법이 제정됐다. 우리나라도 유명인의 스토킹 피해 사례와 스토커에 의한 강력범죄 사건들이 보도되며 국민들의 불안감이 증대됐고, 스토킹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지속돼 왔다. 그 결과, 1999년 관련법이 처음 발의된 지 22년 만에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지난 21일 시행에 들어갔다.

이 법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접근하고 따라다니거나 글 영상 물건 등을 전달하여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을 스토킹 행위로 정의했다. 그리고 이런 행위를 지속 반복하는 것을 스토킹 범죄로서 3년 이하 징역,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했다. 범행 목적이 제한되어 있지 않아 연인 간 교제 요구뿐만 아니라 이웃 간 분쟁, 채권 채무 관계, 직업이나 고용 관계 등 여러 형태의 관계에서 발생한 스토킹 행위들에 이 법이 적용될 수 있다.

법률에 따라 경찰은 가해자에게 피해자로부터 100m 이내 접근금지 처분을 하거나, 법원의 결정으로 유치장 또는 구치소에 유치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경찰서마다 전담 경찰관을 배치해서 피해자의 안전 여부를 확인하고 사건 관련 정보를 안내하는 한편, 신변보호와 같은 보호조치를 점검하는 등 체계적으로 피해자를 보호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제는 가해자가 ‘깡패’가 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스토킹에 선제적으로 개입하여 적극적으로 피해를 차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새 법률이 시행된 지금, 스토킹이 범죄로 인식되고 계속되는 범행을 멈추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 모두의 관심이 중요하다. 경찰은 스토킹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으니 주변에 ‘그릇된 순정’에 의해 괴로워하는 피해자가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신고를 부탁드린다.

김교태 경찰청 생활안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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