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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1호 공약 ‘공무원 철밥통 깨기’

라동철 논설위원


공무원은 청년들이 선망하는 직종이다. 통계청의 지난 5월 조사 자료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취업 준비생의 32.4%가 ‘일반직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1% 포인트 증가했는데 여기엔 교사 임용고시와 행정고시 등 각종 고시 준비생은 빠져 있다.

공시족 쏠림 현상은 청년들이 공무원이란 직업을 얼마나 선호하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공무원이 그만큼 좋은 일자리가 됐다는 것이다. 공무원 봉급은 박봉이라는 건 옛일이 된 지 오래다. 인사혁신처가 고시한 2021년도 공무원 전체의 기준소득월액 평균은 535만원이다. 연봉으로 치면 6420만원으로 대기업, 금융회사, 전문직 등 일부 최상위 고임금 일자리를 제외하고는 상위에 해당된다. 게다가 공무원은 중대 비리를 저지르지않는 한 해고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연금도 내는 것에 비해 훨씬 많이 받아 노후 준비를 따로 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좋은 인재들이 공직으로 모여드는 것은 국가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지만 문제는 공무원의 급여와 후생복지비용, 연기금 적자분은 국민이 낸 세금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데 있다. 문재인정부의 공무원 증원 정책을 마냥 환영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대권에 도전장을 내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26일 1호 공약으로 공무원 개혁을 제시했다. 공무원 20% 감축, 5급 행정고시 및 관리직 정년 폐지, 부패 공무원 가중 처벌, 공공기관에 대한 일몰제 적용 등이다. 행시 출신에, 34년을 공무원으로 지낸 그가 ‘공무원 철밥통 깨기’를 주창한 것은 뜻밖이다. 전국공무원노조는 ‘관료로서 평생 꽃길만 걸었던’ 그의 이력을 거론하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1도 없는 사람의 망언”이라고 날을 세웠다. 심정은 이해 못할 바 아니지만 망언이라고 몰아붙인 건 나가도 너무 나갔다. 기득권이 강화되고 고착화되어 가고 있는 공직 사회를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공무원 개혁은 국가의 미래를 위해 치열하게 논쟁해도 될 법한 주제 아닌가.

라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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