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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작가 손원평이 쓴 동화… “자기 자신을 사랑하세요”

[책과 길] 위풍당당 여우 꼬리1
손원평 지음
창비, 164쪽, 1만2000원


“내가 나를 부끄러워하고 미워한다면 이 세상 누가 나를 사랑해 줄 수 있을까.”

웹툰 작가가 꿈인 초등학교 4학년 단미에게 혼란의 시기가 찾아왔다. 내 마음에 들지 않는 내 모습, 남들 앞에서 감추고만 싶은 비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하루하루가 불안감으로 채워진다. 즐겁기만 하던 일상이 전혀 즐겁지 않다.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이 구미호라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단미는 꼬리를 감추고만 싶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갑자기 튀어나오는 꼬리는 단미를 곤혹스럽게 한다. 우연히 그 장면을 목격한 친구는 단미를 ‘털뭉치’라고 놀려댄다. 단미의 고민을 알게 된 엄마와 아빠는 파티를 연다. 수준급의 요리 실력을 가진 아빠의 시그니처 메뉴 깻잎떡볶이와 미트소스 스파게티를 먹던 단비에게 엄마가 비밀을 털어놓는다. 엄마도 구미호라고.

엄마는 “너를 도와주고 조언을 해 줄 수는 있지만 네 꼬리에 대해 모든 걸 다 알지는 못해. 엄마와 단미는 다른 사람이니까. 네가 직접 경험하고 하나씩 알아가야 해. 그게 네 숙명이야”라고 말한다.

스스로를 혼란스러워하는 건 단미만이 아니다. 매년 열리는 학교 행사 ‘으스스 미션 캠프’에서 단미와 한 모둠이 된 같은 반 친구들은 ‘좋아하는 나, 싫어하는 나’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아이들은 서로 비슷한 고민을 한다는 걸 알게 된다. 남들 앞에 나서기는 좋아하지만 나쁜 평가는 견디기 힘들어하는 아이, 운동은 좋아하지만 공부에는 자신 없는 아이, 혼자서 몰두하는 시간은 즐기지만 다른 일은 해낼 수 없을 것 같다며 자책하는 아이….

데뷔작인 장편소설 ‘아몬드’로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받은 작가 손원평(사진)은 ‘위풍당당 여우 꼬리’를 통해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안내한다. 구미호 설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아홉 개의 꼬리를 ‘다양한 나의 모습’에 빗대 이야기하는 방식이 참신하다.

청소년을 위한 성장 동화지만 스스로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못하는 어른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내가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이해해 줄 한 사람이 어딘가 있을 거라는 희망을 심어준다. 자기 자신과 사이좋은 친구로 지낼 것인지, 자기 자신을 미워하며 살 것인지는 각자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카카오웹툰에 ‘양말도깨비’ ‘별똥별이 떨어지는 그곳에서 기다려’를 연재한 웹툰 작가 만물상은 혼란스러워하는 어린이들의 세계를 따뜻하고 섬세하게 그려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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