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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종전선언, 한·미 정교한 조율 거쳐 차분히 진행하라

한반도 종전선언에 명확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던 미국이 ‘신중한 추진’에 무게를 담은 입장을 밝혔다. 휴전협정 당사자인 미국이 이 같은 입장을 내놓은 만큼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포함해 총력 외교전을 벌였던 우리 정부도 가쁜 숨을 가다듬고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추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6일(현지시간) 종전선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미는) 단계 별로 정확한 순서, 시기, 조건에 다소 다른 관점을 갖고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종전선언의 신속한 진전을 위해 여러 각도에서 미국을 설득하고 있는 우리 정부에게 분명한 선을 그은 것이다. 다만 설리번 보좌관은 “한·미 북핵수석대표의 논의는 매우 생산적이고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함으로서 종전선언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해 의미 있는 과정이라는 점에 동의했다. 2019년 2월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북·미는 물론 남북 대화마저 중단된 교착상황을 더는 방치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사실 종전선언을 국제법적 구속력 없는 정치적 선언으로 규정하며 비핵화 대화에 북한을 끌어들이는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국제적으로 평화협정을 맺기 전 정치 행위로서 종전을 선언했던 사례가 있지만 법적 효력을 갖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만약 종전선언을 했는데도 오히려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거나, 북한이 “전쟁이 완전히 끝난 한반도에 외국 군대가 왜 있으며, 상대를 겨냥한 군사훈련을 왜 하느냐”며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나선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도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다.

올들어 북한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극초음속미사일, 장거리순항미사일 등을 여덟 번이나 발사하며 ‘핵능력 고도화’라는 목표에 한발씩 다가가는 중이다. 이를 북·미 대화를 위한 방편으로만 해석하고 성급하게 행동하는 것은 곤란하다. 최근 우리 정부의 다각적인 노력 덕분에 바이든행정부가 종전선언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정황이 곳곳에서 보이는 만큼 서두르지 말고 차분히 진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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