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한마당] 비호감

남도영 논설위원


정치권에 비호감이라는 단어가 유행이다. 유력 대선 후보들의 비호감 수치가 너무 높다. 그래서 이번 대선이 역대 최악의 비호감 대선이 될 것이라고 한다. 국립국어원에 문의하니, 비호감은 국어대사전에 등록된 표준어는 아니다. 호감이라는 표준어에 아닐 비(非) 접두사를 붙인 조어다. 일상생활에 흔히 사용하는 단어다. 2005년쯤 일부 연예인이 사용하며 확산됐다는 게 정설이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이 맞붙은 2016년 대선이 최악의 비호감 대선으로 꼽힌다. 어떤 미국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내 고향 쓰레기 더미에 붙은 불이 두 후보보다 인기가 많다”고 적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미치 프린스틴 교수 연구에 따르면 호감을 사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은 타인과 협력하고 잘 도와주고 나눌 줄 알고 규칙을 따르는 것이라고 한다. 반대로 비호감인 사람은 공격적으로 행동하거나 미안한 마음 없이 규범을 어기고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해 이기적으로 행동한다. 높은 지위에 있으면서 호감형인 사람은 35%밖에 되지 않았다. 심리학 전문가들이 말하는 ‘비호감을 극복하는 법’을 보면 공통된 것들이 있다. 상대방의 의견을 잘 듣고 그의 의견에 동조해주고 비난보다는 칭찬하는 게 좋다. 공감 능력이 클수록 호감도가 높아진다. 특별히 새로울 게 없는 아주 상식적인 얘기들이다.

권력자들은 이런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버클리대 심리학자 대커 켈트너 교수는 몇 년 전 권력에 빠진 사람은 뇌의 ‘안와 전두엽’이 손상된 환자처럼 행동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안와 전두엽이 손상되면 공감 능력이 떨어져 충동적이고 남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을 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권력을 가지면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게 하는 신경세포인 ‘거울 뉴런(Mirror neuron)’이 잘 활성화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결국 공감하고 이해하고 소통하는 게 답이다. 그게 안 되니, 대선이 이 모양이다.

남도영 논설위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