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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블시론] 복음의 세속적 타당성

유장춘(한동대 교수·상담심리사회복지학부)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 이 말은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내건 유명한 구호다. 이 방식으로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같은 것들이 탄생했다. 굉장히 혁신적이고 새로운 도전같이 들리지만 사실은 2000년 전 예수께서 말씀하신 진리를 제품 개발에 적용한 것뿐이다. 예수는 제자들에게 “너희가 더 나은 것이 무엇이냐”를 계속 질문했다. 예수의 제자라면 죄인보다, 세리보다, 이방인보다, 서기관과 바리새인보다 더 나은 것이 있어야 했다. 예수님은 이방인의 사고방식을 말씀하고 나서 “너희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씀했다. 그리고 어떻게 달라야 할지를 설명했다. 심지어 그들보다 “더 낫지 못하면 결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고 경고까지 했다.

예수님이 제시하신 이 차별화 전략은 매우 독창적이며 근본적이면서 혁신적이다. 영남의 명문으로 소문난 거창고등학교는 전영창 교장의 헌신으로 크게 성장했다. 그는 교장실의 벽에 ‘직업 선택의 십계명’을 걸어두었다. “월급이 적은 곳으로 가라”는 제1계명으로부터 시작해서 “면류관이 아닌 단두대가 있는 곳으로 가라”로 끝나는 이 계명들은 모두 파격 그 자체다.

예수의 복음은 모든 민족, 모든 나라, 삶의 모든 영역에서 적용될 수 있는, 아니 적용돼야 할 보편적 진리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어떤 분야에서도 이 예수의 진리는 유효하다. 그것을 나는 ‘복음의 세속적 타당성’이라고 말하고 싶다. 복음은 교회에서뿐만 아니라 세속에서도 타당하다. 예수의 말씀과 정신을 따르면 세속사회에서도 탁월하고 뛰어난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세속사회를 복음화시킨다는 것은 이 차별화된 복음적 사고방식을 따라 복음적 일상을 살아감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여러 가지 현실적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런데도 어찌하여 교회는 이 위대한 복음을 갖고서도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일까? 교회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하여 아무런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아니 오히려 문제를 부추기는 형국이다. 지나친 일반화이기는 하지만 기독교인들이 우리 사회의 대결국면을 더 고착화하고, 기득권을 편들면서 높은 지위와 특권을 자랑한다. 세속적인 안락과 경제적 독점을 은근히 기대하면서 경쟁에서 이겨 출세하고 성공하도록 장려하는 것이다. 이스라엘 예루살렘이 이방인보다 더 악을 행한다는 에스겔의 탄식이 귀에 들려오는 듯하다.

교회가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기만 한다면 세속사회의 문제가 클수록 교회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예수의 복음이 차별화를 나타내면서 해결의 방법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어떤 문제에도 복음은 타당성을 갖는다. 남북분단에 대해서는 화해와 평화의 복음을, 생태파괴와 환경오염에 대해서는 피조세계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을, 부정부패에 대해서는 거룩과 공의에 대한 믿음을, 빈부격차에 대해서는 나눔과 베풂에 대한 교회의 전례를, 저출산 문제에 대해서는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축복의 명령을, 혐오와 갈등 사회에서 1인가구 나홀로족이 급속히 확장되는 문제에는 원수까지 사랑하는 희생적 사랑과 용서를 통한 공동체 복음이 근본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복음이 세속에서 타당성을 가지려면 먼저 교회에서 그 타당한 지위를 확보해야 한다. 교회 안에서 화해와 평화가 이루어지고, 거룩과 공의가 세력을 얻으며, 나눔과 베풂이 일상 속에서 일어나야 한다. 성도들이 먼저 자녀들을 많이 낳아 사랑으로 키워내며 희생적 사랑과 용서가 서로에게 경험되는 공동체가 형성될 때, 온실에서 자란 묘목이 야생으로 옮겨 심어지듯 세속사회 속에서 복음이 세력을 얻어가게 될 것이다. 사람이란 말을 다른 말로 하면 삶이 된다고 한다. 믿음이란 말을 다른 말로 하면 행함이 될 것이다.

유장춘(한동대 교수·상담심리사회복지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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