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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개혁된 검찰의 실상

지호일 사회부장


예상을 한번 해보자. 사실 누구나 다 그럴 거라고 짐작하는 내용이다. 대장동 의혹 검찰 수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걸려드는 일은 없을 것이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를 기소하는 날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할 공산이 큰데, 그 시점은 11월을 넘기지 않을 것 같다. 이 후보 부분은 ‘직접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내지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는 수준의 결론이 내려질 터. “남은 의혹 수사는 계속 진행하겠다”는 검찰 관계자의 설명도 붙을게다.

이걸로 본류 수사는 사실상 끝이다. 큰불은 잡았다고 판단한 검찰은 뇌물 의혹 수사로 무게 추를 옮기고 잔불 정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장동 의혹의 성격을 권력형 부패에서 개인 비리로 넘기려는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야당은 특검을 도입하라며 아우성치겠지만 거대 여당이 수용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남는 건 국회 울타리를 넘지 못하는 정치 공방전뿐.

물론 수사는 살아있는 생물이라고 하니 어디선가 결정적 증거나 진술이 튀어나와 방향키를 확 틀어버리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다만 그동안 대장동 의혹을 대하는 검찰의 태도를 보면 드라마틱한 반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검찰은 애초 대장동 문을 열어야 할지 머뭇거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국민적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정치권 압박이 거세진 뒤에야 수사에 뛰어들었다. 대통령의 신속 수사 지침이 내려오자 황급히 가속 페달을 밟는 모양새를 연출하기도 했다. 수사는 처음부터 정치 바람에 얹혀 있었던 것이다.

전담수사팀까지 꾸린 수사는 어찌 한 달이 넘도록 제자리 노질 중이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압수수색 때 창밖으로 투척된 휴대전화 문제로 망신을 당하더니, 김만배씨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퇴짜를 맞았고, 공항에서 체포했던 남욱 변호사는 48시간도 지나기 전에 풀려나 이제 검찰 조사실로 출퇴근하는 상황이다. 급기야 유 전 본부장은 구속영장에 담겼던 배임 혐의가 쏙 빠진 채 재판에 넘겨졌다. 의도적 부실 수사라는 의심을 살 만하지 않나. 이 모든 것을 검찰의 큰 그림 전략으로 봐야 할까. 어찌 됐건 이런 민망한 수준의 수사는 오랜만이다. 이는 처음부터 수사 한계선을 그어놓고, 그 선을 넘지 않으려 안으로만 움츠러드는 수사를 진행한 결과라고 본다. 그래서 수사는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옆으로만 퍼져간다.

검찰이 그래도 건진 것이 있다면 ‘검수완박’의 위기는 모면했다는 점이다. 그간 못 믿을 검찰이라며 수사권 완전 박탈로 내달리던 여권이 특검보다 검찰 수사가 먼저라고 외치는 역설적 상황.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현 정부에서 행해진 검찰개혁의 실상이 무엇인지 따져봐야 한다.

정권은 법과 제도와 사람을 바꿔 검찰의 힘을 빼는 데 전력했다. 검찰권 해체에 골몰하는 과정에서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은 오히려 퇴보했다. ‘민주적 통제’란 이름하에 정치 권력의 검찰 길들이기가 정당화된 것이다. 이 민주적 통제의 정체가 정권의 완전한 검찰 장악을 뜻했다는 것이 대장동 수사에서 재확인됐다.

검찰개혁의 요체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검찰권 행사라고 본다. 권력이 아닌 국민을 두려워하는 검찰상 정립의 첫걸음은 검찰을 수하에 두려는 정치 권력의 그릇된 욕심을 차단하는 일이다. 대장동 수사는 어떠한가. 공정해 보이는가. 정의롭게 진행되고 있는가. 결과는 과연 신뢰받을 수 있겠는가.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의 결론이, 잘려 나온 꼬리만 꿈틀거리는 결과가 나온다면 검찰은 거센 역풍에 직면할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더 완전한 개혁이 필요한 거라고? 검찰이 어디까지 주저앉는지 보려는 걸까. 아니지. 애초 칼 구실을 못하는 검찰 구현이 목표였던가.

지호일 사회부장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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