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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희생자 1인당 9000만원 보상금

이르면 내년 3월부터 지급
희생자 사망·행방불명된 경우
‘실질적 유족이 상속’ 특례 규정

제주지법은 지난 3월 제주4·3 생존 수형인과 행방불명 수형인 335명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내렸다. 판결을 들은 생존 수형인과 유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제주4·3 희생자에 1인당 900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 등을 담은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의원(제주시을)은 28일 행정안전부 연구용역을 통해 제시된 제주4·3 희생자에 대한 보상 규정을 담은 제주4·3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이날 밝혔다. 행안부는 지난 2월 4·3특별법 개정으로 희생자에 대한 보상금 지급 근거가 마련된 이후 정책 연구와 전문가 자문, 4·3사건 희생자 유족 의견 수렴을 통해 ‘과거사 배·보상 기준 제도화’ 연구를 진행하고 지난 27일 보상 기준과 절차를 발표했다. 정부는 내년 1차년도 보상금으로 1810억원을 반영했다. 전체 보상액 규모는 9600억원으로 추산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제주4·3 희생자에 대해 1인당 9000만원을 지급한다. 9000만원은 산업·경제 통계가 작성된 시기 중 4·3사건(1947~1954년) 발생 시기와 근접한 1954년 평균 임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 1인당 평균값을 추계했다.

후유장애자는 장해 정도에 따른 노동력 상실률을, 수형인은 구금 일수를 고려해 9000만원 이하 범위에서 제주4·3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 내 보상심의분과위원회가 결정하도록 했다. 보상금은 내년부터 5년 간 단계적으로 지급하며, 지급 순서는 생존 희생자와 희생자 결정 순이다.

희생자가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경우 실질적인 유족이 보상금을 상속 받을 수 있도록 특례 규정도 마련했다.

상속은 사망 시점에 개시된다는 민법 규정에 따라 1960년대 이전 대부분 사망한 4·3 희생자 보상금은 구(舊) 민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호주 상속이 적용된다. 그러나 정부는 공동체에 혼란을 가져올 것을 우려해 옛 민법 대신 현행 민법으로 상속 순위를 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상속 우선 순위는 배우자, 직계존비속, 형제자매, 희생자 제사를 봉행하거나 무덤을 관리하는 4촌이내 방계혈족 순이 된다. 제사 및 무덤 관리 유족으로 인정된 4촌이 사망한 경우에는 이를 물려받은 직계비속(5촌)이 예외적으로 보상청구권을 갖도록 했다.

개정안에는 희생자의 사망 및 행방불명 이후 신고된 혼인관계의 효력 인정을 위한 혼인신고 등의 특례도 뒀다.

제주4·3특별법이 제정된 2000년 6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정부가 심의·결정한 4·3 희생자는 1만4533명(사망 1만422명, 행방불명 3641명, 후유장애인 196명, 수형인 284명)이다. 이 가운데 3547명은 일가족이 희생돼 유족이 없다. 개별 소송이나 국가유공자 지정을 통해 정부로부터 보상을 받은 사람은 이번 정부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오영훈 의원은 “이번 개정은 73년간 아픔과 고통 속에 살아온 희생자와 유족에 국가적 책임을 다하려는 것”이라며 “내년 3월부터 지급될 수 있도록 제주4·3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연내 처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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