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이재명표 지역화폐 예산 증액” vs 기재부 “지원 끝나”

홍남기, 이재명과 또 충돌 가능성
민주, 올해 수준 1조2521억 주장
정부안 2400억… 증액 여지는 남겨


지역화폐 지원 예산을 두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간 갈등이 또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내년도 예산 국회 심의 쟁점 중 하나는 지역화폐 예산 증액 문제다. 민주당은 지역화폐 예산을 ‘이재명표’ 예산으로 보고, 정부안보다 증액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증액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속내는 올해로 3년 동안 한시지원이 끝난 이 사업에 지원을 늘리는 것은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31일 기재부 등에 따르면 민주당은 적어도 올해 수준으로 지역화폐 지원 예산을 회복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올해 본예산(1조521억원)과 2차 추가경정예산안(2000억원)에 담긴 관련 예산을 합치면 모두 1조2521억원이다. 반면 내년 예산 정부안에 담긴 지역화폐 예산은 2400억원으로 올해의 5분의 1 수준이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한시 사업이었다고 하더라도 지역화폐 효과가 좋다고 하면 중앙정부 지원 기간을 늘리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민주당 의원도 “홍 부총리는 한시 지원이라는 점을 강조하는데, 코로나19를 관통하고 극복하는 시기까지는 (지원을) 해야 한다”며 “‘위드 코로나’로 간다고 해서 코로나19가 끝나는 게 아니다. 자영업자가 회복되려면 적어도 1~2년이 필요한데, 재정당국이 근시안적이고 안이한 판단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당 대선후보와의 갈등이 부담스러운 기재부는 “지역화폐 예산 증액에 대해서는 국회 심사 과정에서 여당과 충분히 협의하겠다”며 증액 여지를 열어뒀다. 다만 무작정 관련 예산을 늘리는 것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지역화폐 발행은 지방자치단체 소관 업무이며, 기재부는 어디까지나 할인 비용을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형태다. 정부 관계자는 “마치 일부 정치인들이 기재부가 전국 지역화폐 발행 규모를 제한한 것처럼 말하는데, 발행 규모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판단해서 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굳이 정부가 보조하지 않더라도 지방교부금 증가, 지방 재정 분권 등으로 지자체가 할인 비용을 충당할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기재부는 지역화폐 할인 비용을 지자체에 보조해주기로 한 기간도 2019년부터 3년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문제는 학계에서도 지역화폐의 경기 활성화 효과에는 이견이 없지만, 과연 중앙정부가 예산을 지원할 필요성이 있는 정책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도 지역화폐사업은 면밀한 성과 분석에 근거한 추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세종=신재희 심희정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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