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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050 탄소중립 대응과 국가 생존력

임춘택 에너지경제연구원장


팬데믹은 온 인류가 연결돼 있고 가장 약한 고리로 전파된다는 것을 일깨워줬다. 이는 기후위기 공동 대처로 이어져 미국 중국 유럽 등이 탄소중립을 선언하게 됐다. 지구는 연결돼 있고 기후변화는 국경으로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유럽은 탄소국경 제도를 2023년 1월에 시범 도입하고 미국도 동참할 기세다. 무역 의존도가 60%에 달하고 에너지 다소비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에 새로운 무역장벽이 등장하는 것이다. 올해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는 2030년까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높이기로 했고 한국은 40% 감축안을 제출했다.

국내 환경단체는 ‘추가 상향’을, 경제계는 ‘속도 조절’을 주문하고 있다. 해답은 국내 기업의 움직임에 있다. 지난 1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국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를 권고했고, SK·LG 등은 재생에너지만 사용하는 RE100에 가입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전기차 생산 비중을 30%로 대폭 상향하기로 했고 2035년부턴 내연기관 차량의 유럽 수출을 중단한다. 포스코는 무탄소수소환원제철공법을 도입키로 했다. 기업의 변화는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보다 빠르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 속도는 환경과 경제가 모두 고려돼야 한다. 너무 빠르면 국내 산업이 적응하지 못하고 늦으면 산업이 퇴출된다. 2030 NDC에서 제조업 영향을 최소화하고 충분한 적응 시간을 주기 위해 산업 부문은 14.5%밖에 감축하지 않는다. 대신 노후 석탄 발전이 많은 전환 부문은 44.4% 감축한다. 원전은 133.5TWh(테라와트시)에서 146.4TWh로 오히려 10% 늘린다. 산업계 현실을 고려한 것이다.

2050 탄소중립은 세계적으로 에너지효율화·재생에너지·전기화가 주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88%로 전망한다. 우리 탄소중립은 시나리오(A·B)에 따라 다르지만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61~71%는 대략 태양광발전 400GW, 풍력발전 100GW면 가능하다. 태양광발전 전용 부지는 국토의 1%대면 충분하다. 원전은 최대한으로 안전 가동되며 수소터빈·연료전지, 암모니아 혼소, 바이오매스, 지열·히트펌프도 추가된다. 재생에너지 간헐성을 보충할 수단으로 300~1200GWh 규모의 대용량배터리(ESS)와 양수발전, 수요반응(DR), 섹터연결 등이 고려될 수 있다.

한국은 에너지 해외 의존율이 93%로 매년 150조원 정도를 수입한다. 연간 800TWh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40조원을 수입 대체한다면 30년간 총 1200조원이 절감된다. 재생에너지 전기요금이 ㎾h당 100원이라면 총 2400조원이다. 투자비가 800조원이라고 해도 1600조원이 남는다. 에너지 수출·일자리·지방재정도 생긴다. 우리는 태양광모듈·배터리·전기차 등에서 경쟁력이 있다. 탄소중립 선도국가로서 매년 5000조원의 시장을 바라볼 때다.

임춘택 에너지경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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