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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품귀 현상 빚는 요소수, 정부는 재고량조차 모른다

수입선 다변화 시기 불투명
2015년 이후 출시된 경유차
언제 멈춰설지 모르는 상황

요소수 품귀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3일 오후 경기도 의왕컨테이너 물류기지 내 한 주유소에 요소수 공급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시스

정부가 중국 수출 규제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요소수’ 국내 재고가 얼마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요소수가 없으면 달리지 못하는 2015년 이후 출시된 경유차가 언제 멈춰 설 지조차 모르는 셈이다. 정부는 수입선 다변화로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지만 언제 현실화할지 기약하기 힘들다. 2019년 7월 일본 수출 규제 때와 달리 피해를 받는 대상이 기업이 아닌 일반 국민들이라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에 따르면 경유차에 쓰이는 요소수의 원료인 ‘산업용 요소’의 재고량은 파악조차 되지 않는다. 환경부 관계자는 “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국내 재고량을 파악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중 물량이 동이 나다시피 한 상태인 만큼 재고량은 바닥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

요소수 품귀 현상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미세먼지 대응과 무관치 않다. 2015년 9월부터 미세먼지 배출의 주범 중 하나인 경유차 규제가 대폭 강화됐다. ‘유로6’라 불리는 이 규제 시행 이후 출시된 경유차에는 경유와 요소수 주입구가 각각 달려 있다.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질소산화물(NOx) 배출을 저감하기 위한 촉매로 요소수가 사용되기 때문이다. 요소수를 채우지 않으면 유로6 기준에 맞춰진 경유차는 시동도 안 걸린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전체 자동차(2478만대) 중 경유차(990만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40.0%에 달한다.

한국 경제의 혈맥이라 할 수 있는 물류가 멈춰 설 수 있다는 점이 우려를 더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운행 중인 경유 화물차 330만대 중 200만대(60.6%)가 유로6 기준을 적용한 차량이다. 요소수가 동날 경우 국내 유통은 물론 수출을 위한 제품 운반까지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번 사태는 정부가 지나치게 높은 중국 수입 의존도를 방관해 온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부에 따르면 요소수의 원료인 산업용 요소는 올해 1~9월 누적 기준 97.7%가 중국산이다. 일본이 수출을 제한한 반도체 핵심 소재 3종의 대 일본 의존도(43.9~93.7%)보다도 높다. 중국이 요소를 생산할 때 필요한 석탄 부족으로 수출을 제한한 지금과 같은 상황에 대응할 방도가 없는 것이다. 산업부는 수입선을 다변화해 대응하겠다지만 어떤 국가가 물망에 오르는 지조차 파악이 안 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국에 수출 재개를 요청하면서 대체 수입지와의 협상도 진행 중”이라고만 밝혔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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