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반도체 등 공급망 전담 조직 ‘경제안보TF’ 신설

미·중 경쟁 속 선택 압박 심화 우려… 국익 위한 외교·조직적 노력 강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정부가 국제사회의 주요 화두로 떠오른 공급망 문제에 대응할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미국 주도로 반도체,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 핵심 산업의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되는 것을 대비하는 조처다. 경제 현안을 둘러싼 미·중의 패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그동안 줄타기로 버텨온 우리 정부에도 선택의 압박이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4일 “공급망뿐 아니라 경제, 안보, 기술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이슈가 증가하고 있고, 이에 대한 집중적이고 전문적인 대응이 시급하다는 판단하에 외교부 내에 ‘경제안보TF’를 신설했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응해 안보, 경제, 산업 리스크를 식별·완화하고, 우리의 국익 확보를 위한 외교적·조직적 노력을 계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비상설 조직으로 만들어진 경제안보TF는 공급망 재편 대응을 전담하는 동시에 중국발 품귀 현상이 빚어진 요소수 문제와 코로나19 백신 등 의료, 물류 분야 현안까지 담당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경제안보가 단발적 이슈가 아니므로 향후 상설조직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최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공급망을 주제로 한 별도의 정상회의를 개최할 정도로 이 문제를 대외정책의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사실상 중국을 견제하는 것으로, 미·중 갈등의 전장이 기술 분야로 옮겨와 공급망을 중심으로 한 경제안보 개념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경제와 안보를 분리하기 힘든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첨단기술이 드론이나 무인화 군함 등 군사력과도 직결되고, 반도체가 국가의 경제력뿐 아니라 안보까지 좌우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영국이 화웨이 퇴출을 약속한 것도 미국과 기밀정보를 공유하는 ‘파이브아이즈’의 일원이란 점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논리로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 해온 우리 정부의 방어도 힘들어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김 교수는 “우리의 강점인 반도체에서 미·중의 압박이 심해질 것이어서 전략적 결정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중국 등 특정 국가에 지나치게 높은 의존도를 보이는 품목에 대해선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플랜B’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며 “우리의 수출국도 중국에만 치중할 게 아니라 인도, 동남아, 중남미 등 제3의 시장을 찾아 전략적 협력을 맺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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