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 5배 폭등, 근데 없대요” 화물차·버스·농촌 발동동

부산 신항 인근 요소수 노점상 등장
화물업계 “이대로면 한 달 못 버텨”

요소수 대란이 한창인 7일 서울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에 대형 화물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요소수 확보 총력전에 나선 정부가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면 12월에는 화물 운송이 올스톱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현규 기자

요소수 품귀 사태가 전국으로 번지면서 전국의 화물·운수업계는 물론 농어촌까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오랜만에 기지개를 켜려던 전국 각지 관광업계 역시 타격이 불가피해 지역경제에 다시 한번 막대한 피해를 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선 ‘이젠 코로나19보다 요소수가 더 무섭다’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온다.

국내 최대 항만인 부산항 신항 인근에서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격에도 요소수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7일 신항 부근 도로에 차려진 요소수 판매상 옆에는 화물차 수십대가 길게 줄을 서 있었다. 1시간 넘게 기다려 요소수를 샀다는 트럭 기사는 “평소보다 500%나 오른 가격이지만 이것도 다행”이라고 말했다.

부산항 신항 부근 노상에 있는 요소수 판매노점상 10여곳은 모두 불법 노점상으로, 가격이 싼 대신 가짜휘발유처럼 품질을 알 수 없어서 평소 노후차량이 주로 이용했다. 하지만 최근엔 노점상을 찾는 화물차가 긴 줄을 서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한 화물차 기사는 “군산항에서 부산까지 와서 돌아가려고 주유소마다 들렀는데 요소수 파는 곳이 한 곳도 없었다”고 했다. 다른 기사는 “코로나19 때문에 막막하다가 다시 시작하려 했는데, 당장 다음 주부터 차를 세워둬야 할 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지역 화물운송업계는 이 사태가 1~2주 내에 해결되지 않으면 물류가 중단될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부산항 북항 부산항컨테이너터미널(BPT)의 화물차주도 “백방으로 수소문해서 조금씩 구하고는 있지만 그마저도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경북 포항의 운송업체 관계자는 “앞으로 한 달 정도가 마지노선”이라며 “대책이 없으면 보유차량의 30%가 운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시주유소협회 박용걸 회장도 “지난달 20일 이후 요소수가 안 들어오고 있다. 다 알아봤는데 요소수는 아무 데도 없다”고 전했다. 대구의 한 물류업계 관계자는 “차량 28대를 관리하는데 기사들 모두 애를 먹고 있다”며 “상황이 지속되면 한 달을 버티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객 증가를 기대하던 제주도 전세버스업계도 복병을 만났다. 제주지역 전체 전세버스 1801대 중 요소수가 필수적인 버스는 60%가량으로, 비축분이 없어 이대로라면 예약이 들어와도 운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영기 제주관광협회 전세버스분과위원장은 “업계가 1년8개월 만에 번호판을 새로 붙이고 영업하려는데 1주일도 안 돼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특히 제주도는 감귤철을 맞아 물동량이 증가하는 상황이어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버스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충남 버스업계는 요소수 공급이 되지 않으면 조만간 대중교통이 멈추는 대란이 펼쳐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원도 춘천의 마을버스도 이대로라면 12월 중순이면 멀출 것으로 보고 있다.

농민들도 위기에 직면했다. 비료 제조업체가 요소비료 생산을 멈추자 비료를 미리 사두려는 농민들과 요소비료로 요소수를 만들려는 화물차 운전사가 몰리면서 재고가 빠르게 소진됐다. 요소수가 필요한 경운기, 트랙터 역시 머지않아 가동을 멈출 판이다.

중앙정부가 뾰족한 대책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각 지방자치단체들 역시 대응방안 수립에 애를 먹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자치단체 차원에선 한계가 있어 해법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산·제주·춘천=윤일선 문정임 서승진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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