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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위기의 양안 관계와 우리 대응전략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양안 관계가 심상치 않다. 중국과 대만이 모두 강경으로 치달을 때 미국의 관여는 불가피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한반도 안보 공백을 유발할 수 있다. 한국 측에 산술적 중립을 요구하는 중국의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이고, 북한은 이를 기회로 활용하며 핵 보유를 굳히려 할 것이다. 격랑이 일고 있는 동북아, 우리는 준비돼 있는가.

올 초부터 양안 관계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중국은 대규모 해상훈련을 대만해협 인근에서 했고, 대만의 방공식별구역을 무단으로 진입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완전한 조국 통일’을 강조하고 있고, 중국의 대만침공 시나리오가 중국 언론을 통해 공개되고 있다. 이로 인해 군사적 긴장감은 과거와 다른 차원이다.

시 주석이 강경노선을 택하고 있는 것은 다목적 포석이다. 외교적으로는 대만의 독립 움직임을 차단하고 미국의 간섭에 대해 경고하면서, 국내정치적으로는 자주와 통일을 추구하는 지도자상을 만들기 위한 행보다. 내년 가을 중국 공산 총서기 3선을 이뤄내고 이듬해 집권을 연장할 때까지 이러한 행보를 강화할 전망이다. 물론 군사적 충돌의 경우 중국의 피해도 적지 않을 것이기에 의도적인 교전을 시도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폭이 넓지 않은 대만해협에서 군사훈련이 이어지다 보면 우발적 충돌 가능성은 더욱 커지게 마련이다.

대만에서 긴장이 높아지면 한국은 세 가지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먼저 주한미군이 양안 분쟁에 관여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과거 주한미군은 양안 분쟁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미국의 최근 행보를 보면 주한미군의 파견은 물론 한국의 기여도 요청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음으로 중국의 압력도 더욱 거세질 것이다. 양안 유사시 주한미군 파견이나 한국의 지원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경제제재를 가해 올 것으로 보인다. 북한도 문제다. 한반도에서 미군이 줄어들면 북한은 이를 활용하며 한국을 위협하려 들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능동적으로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세 가지 대응원칙을 마련하고 일관되게 지켜나가야 한다. 첫째, 한·미동맹과 관련해서는 한반도에 미군 전력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공조를 이뤄야 한다. 주한미군의 이동을 최대한 억제해야 하며,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상황이 도래한다면 중국의 경제보복과 북한의 위협에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 한·미 간 공급망의 안정성을 보다 확대하고, 핵전력이나 기타 첨단군사력 지원을 얻어내야 한다. 나아가 한국의 대만 지원은 국지적 무력충돌 수준에서는 어렵고, 불법적인 무력사용이 전쟁으로 확전될 때 국제평화와 안정을 위해 고려할 수 있다는 원칙을 지켜가야 한다.

둘째, 중국에 대해서는 한국이 양안 관계의 평화와 안정을 기원하며 어느 일방이 힘으로 균형을 파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한·중 수교 당시 약속했던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함으로써 새로운 갈등의 불씨를 예방해야 한다. 동시에 한·중 갈등이 불가피한 상황이 조성된다면 중국의 압박에 대비해야 한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품목의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함으로써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

끝으로 북한에 대해서는 양안 관계 악화로 미국의 한반도 안보공약이 약화될 우려가 제기된다 해도 대북 억제력을 유지하고, 비핵화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 이를 통해 북한이 파고들 안보 공백을 미리 차단해야 한다. 미국의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다양한 수단을 확보하고, 북한에 어떠한 경우에도 핵 보유는 인정될 수 없음을 깨닫게 만들어야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도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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