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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열며] 위드 코로나 해외여행

남호철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행되면서 해외여행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체결과 해당 지역 국제관광 재개 등의 분위기 변화에 따라 항공사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닫았던 국제선 노선 운항을 속속 재개하고, 여행사들은 해외여행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코로나 사태 초기 세계 각국이 비자 발급을 잠정 중단하거나 강력한 격리 조치를 취하는 등 사실상 외국 여행객에게 빗장을 걸어 잠갔던 것에 비춰보면 격세지감을 느낄 만하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진 것이 큰 역할을 했다.

실제 인천국제공항의 지난달 국제선 여객 수는 30만5889명으로 최대 성수기인 8월에 이어 다시 3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사이판 등 휴양지 노선의 탑승객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사이판은 7월부터 트래블 버블을 체결해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해 자가격리를 면제하고 있다. 사이판에선 5일 동안 지정된 곳에서 격리해야 하지만 프라이빗 비치 등을 이용할 수 있는 특급 호텔에서 격리가 이뤄지기 때문에 ‘황제 격리’ ‘호캉스 격리’로 입소문이 퍼졌다. 사이판에 이어 싱가포르와도 두 번째 트래블 버블이 시행됐다.

태국은 지난 1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63개국에 국경을 개방했다. 방역을 위한 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인도양의 섬나라 모리셔스도 백신 접종 완료자에게 국경을 전면 개방했다. 이탈리아는 한국에 대해 우수 방역을 나타내는 ‘그린 패스’ 국가로 분류해 백신 접종을 마친 한국인의 경우 자가격리 없이 자국에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해외여행을 희망하는 한국인이 크게 늘었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가장 먼저 하고 싶은 활동으로 ‘자유로운 여행’이 꼽힐 정도다. 코로나 이전보다 증명서 등 준비할 것이 많아지고 절차 등이 번거롭지만 여행에 대한 열망을 억누르지는 못하고 있다. 경기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설문 대상자 가운데 25.5%가 6개월 이내 해외여행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요즘 해외여행을 떠나면 편한 점도 일부 있다. 숙박비가 저렴하고 유명 관광지에서 긴 줄을 서지 않아도 된다. 비행기 탑승객이 줄고, 거리두기로 좌석 간격이 넓어지면서 장거리 여행에 따른 불편함이 다소 줄어들었다. 이코노미 좌석 한 줄이 통째로 비어 있을 경우 옆으로 누워갈 수 있어 ‘눕코노미’란 별칭이 생길 정도다.

하지만 걱정거리도 없지 않다. 해외에서 코로나 확진을 받는 경우를 염두에 둬야 한다.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양성으로 확인되면 한국행 비행기를 타지 못하고, 현지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에 대비해 도움받을 지인 등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일부 아시아 국가는 입국 시 코로나 치료비 등이 보장되는 보험을 필수로 요구하기도 한다.

감염 위험을 줄이려면 대규모보다는 소규모 여행이 유리하다. 사람이 몰리는 유명 관광지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 있는 곳 등으로 ‘나만의 여행’을 떠나는 것도 고려해볼 사항이다. 방역 조치를 느슨하게 한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 유럽에선 코로나가 다시 확산하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일부 국가는 방역 조치를 다시 강화하는가 하면 정부가 나서지 않는 나라에서는 시민들 스스로 자구책 차원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는 실정이다.

일상에 숨통이 조금씩 트이곤 있으나 방심은 금물이다.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으려면 마스크와 거리두기 등 기본적인 것은 꼭 지켜야 한다. 일상 회복에 찬물을 끼얹진 말아야 할 것이다.

남호철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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