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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뒷담] ‘외부인 접촉규정’이 타 부처에 귀감?

공정위, LH 검토에 “말리고파”


공정거래위원회의 ‘외부인 접촉관리규정’이 타 부처·공공기관의 ‘귀감’이 돼가는 모양새다. 김현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지난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LH의 전관 적폐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에 “공정위의 외부인 접촉관리규정을 LH에 적용할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LH는 오는 12월 중 ‘LH 외부인 접촉 관리 지침’을 신설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공정위 공무원들은 당장이라도 뜯어말리고 싶은 심정이다. 내부에서 해당 규정에 대한 불만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외부인 접촉관리규정’은 2018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시절 도입됐다. 재취업 비리 등으로 조직 전체가 몸살을 앓은 이후 대외적인 신뢰 제고 차원에서 마련된 규정이다. 해당 규정이 마련된 이후 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공정인 외부인 접촉보고 현황’ 자료가 쏟아지는 중이다.

물론 접촉관리규정의 장점도 있다. 기업이나 로펌에서 의식적으로 담당 공무원에게 연락을 하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규정 도입 전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위원회에 안건이 언제 상정되느냐’ ‘사건 처리가 어떻게 돼가고 있느냐’고 물어오는 전화가 빗발쳤다면, 이제는 이같은 사소한 전화가 뚝 끊겼다고 한다.

문제는 외부인과의 접촉 통로가 아예 차단됐다는 것이다. 이해관계자를 만났다는 사실만으로 꼬투리가 잡힐 수 있으니 아예 접촉 자체를 하지 않게 된 것이다. 한 공무원은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 시장 상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진다는 생각이 든다”며 “공정위 안에서만 스스로 가둬둔다는 느낌이 강하다”고 말했다. 결국 해당 규정이 공정위를 ‘갈라파고스’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부작용 때문에 검토 끝에 해당 규정을 도입하지 않는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원회는 한때 관련 규정 도입을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는 도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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