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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황제 근무 원로교사

한승주 논설위원


원로교사 제도는 원래 교감이나 장학사 등으로 승진 또는 전직하지 않고, 정년퇴임까지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평교사를 위해 마련됐다. 원로교사는 수업 시간 경감, 당직 근무 면제 등 우대를 받는다. 그런데 교장 임기제에 따라 유치원을 포함해 초·중·고교 교장 중 정년 전에 임기가 끝나는 경우가 생기게 됐다. 이들 중 평교사 근무 희망자를 다시 교사로 임용해 원로교사로 우대하게 됐다. 수십 년의 교육 경험을 가진 원로교사의 노하우를 활용해 공교육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다. 그러나 이들이 평교사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면서 황제 근무라 할 수 있는 각종 특혜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전국에 재직 중인 원로교사는 84명이다. 초·중·고교에 77명, 유치원에 7명이 있다. 이들의 평균 수업 시수는 주당 9.3시간, 평균 소득은 연 9268만원이다. 하루 2시간 일하고 연봉 9000만원을 넘게 받은 셈이다. 이들은 담임은 물론 생활지도 등 각종 행정 업무도 하지 않았고, 절반 이상이 교장처럼 별도 집무실을 제공받았다. 더 큰 문제는 원로교사 4명 중 1명꼴로 징계를 받았다는 것. 교장이나 원장 시절 저지른 비위로 중임 발령을 받지 못했거나 임기 도중 자리에서 물러난 경우다. 원로교사 대부분이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으로 62세 정년을 2~3년 앞두고 있지만, 최대 10년 이상 남아 있는 경우도 있다.

원로교사 제도를 놓고 교육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원로교사의 일이 줄어든 만큼 그 부담은 고스란히 평교사가 떠안게 되는 구조라 현장에서 불만이 많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포함해 교사노동조합연맹 등은 원로교사제 폐지를 촉구하는 의견을 교육부에 제시했다. 반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폐지보다는 부작용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일선 학교에 공문을 보내 의견을 수렴 중이다. 폐지든 존속이든 원로교사가 ‘황제교사’이어선 안 된다.

한승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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