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불→시선분산→언론 비판… 李 달라진 대장동 대응

이재명, 대장동 탈출 기조 변화
두차례 전략 효과없자 “언론 탓”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송영길 대표에게 귀엣말을 하고 있다. 이 후보는 대장동 의혹 특검과 관련해 “일단은 (검찰이) 충실히 수사하도록 기다려 보되, 제대로 하지 않는다 싶으면 당에서 강력하게 특검을 시행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자신을 둘러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대응 기조에 변화를 주고 있다.

지금은 대장동 의혹의 원인을 편향된 언론 보도 탓으로 돌리며 지지층을 결집하는 방식을 구사하고 있다. 기존의 ‘맞불 전략’과 ‘다른 이슈를 통한 시선 분산 전략’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새로운 대응법을 꺼낸 것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가 대장동 의혹의 책임을 언론에 돌리는 것은 지지층을 뭉치게 만들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책임을 다른 곳에 돌린다는 비판은 부담이다.

이 후보는 지난 12~14일 부산·울산·경남 민생행보 내내 틈날 때마다 지지자들을 향해 “우리가 언론이 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특히 “잘못한 게 없어도 잘못했을지도 모른다는 소문으로 도배가 된다”며 기성 언론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민주당 한 의원은 “이 후보가 대장동 의혹을 시작으로 ‘조폭 연루설’ ‘로봇 학대 논란’ 등 관련 보도에 대한 서운함이 크다”고 설명했다.

언론을 건너뛰고 지지자들과 직접 소통하는 것은 이 후보의 ‘트레이드마크’다. 언론이 자신에게 부정적이라는 뿌리 깊은 불신감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이 후보가 기존처럼 언론에 대고 결백을 외치는 방식으로는 대장동 프레임을 뒤집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지자들과의 직접 소통은 오랜 비주류 시절을 지낸 이 후보의 위기 탈출 전략”이라며 “앞으로도 ‘우리가 언론이다’ 캠페인은 지속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도움을 호소한 데에는 최근 민주당 선대위의 언론 대응에 대한 불만이 누적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가짜뉴스나 왜곡 보도에 대한 선대위 차원의 공식 대응보다 페이스북 등 지지자들의 실시간 대응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이 후보가 왜곡 보도 그 자체보다 선대위의 늑장 대응에 답답함을 토로했다”며 “실무진의 선대위 합류가 늦어지면서 아직도 제대로 된 대응 체계가 안 잡혔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언론비판 행보를 두고 민주당 내부의 평가는 엇갈린다. 한 초선 의원은 “대장동과 관련해선 무슨 수를 써도 안 먹히니 후보로서도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중도층에게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선대위 관계자는 “대장동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60%가 넘는다”며 “이런 와중에 ‘우리끼리는 문제없다’고 외쳐봤자 고집스럽게만 비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이런 비판이 민주당 밖에서도 나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후보를 겨냥해 “자기들끼리 온라인에서 조작한 대안 현실로 선거를 치를 생각인가 보다”라며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비난했다.

이 후보의 대장동 대응은 그동안 상황에 따라 변화를 거듭했다. 대장동 의혹 초기 국면엔 ‘모범적 공익환수’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표현하며 프레임 전환에 주력했다.

약발이 크지 않자 이 후보는 논쟁적인 정책 이슈를 쏟아내며 시선 분산 전략을 채택했다. ‘음식점 총량제’와 ‘주4일 근무제’ ‘1인당 100만원 재난지원금’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단발성 정책만으로는 국면 전환에 한계가 있다는 회의론이 커지자 이 후보가 “우리가 언론”이라고 외치기 시작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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