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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역벤션’의 늪

박정태 수석논설위원


‘컨벤션 효과’란 정당의 지도부나 대통령 후보자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등 정치적 이벤트 직후 해당 정당이나 후보 지지율이 이전에 비해 크게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특정 행사 등을 계기로 대중의 관심이 커지기 때문이다. 우리 정치사에서 컨벤션 효과가 극적으로 나타난 사례는 2002년 대선의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 때다. 당시 대선을 한 달 앞두고 지지율에서 이회창에게 10% 포인트 뒤졌던 노무현은 단일 후보로 확정된 직후 역전에 성공한다. 결국 대선에서 48.9%를 얻어 46.6%의 이회창에 신승한다.

이처럼 보통의 경우에는 이벤트 직후 컨벤션 효과가 나타나게 돼 있다. 그게 뚜렷하냐 미미하냐의 차이일 뿐이다. 그런데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난달 10일 당내 경선 이후 도통 컨벤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지지율이 하락하는 추세로, 역(逆)컨벤션 효과에 갇힌 격이다. 지난 5일 확정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컨벤션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지지율 선두로 올라선 것과 대비된다. 그제 공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조사 결과를 봐도 격차가 크다. 윤석열 45.6%, 이재명 32.4%로 13.2% 포인트 차다. 되레 이 후보의 안방인 경기도를 비롯해 수도권에서 차이가 더 벌어지고 있다. 국민 분노를 촉발한 대장동 사태 책임론과 경선 후유증이 요인으로 분석되는데, 이 흐름을 이달 내에 바꾸지 못하면 반전이 쉽지 않겠다.

‘역벤션’의 늪에 빠진 여권으로선 당혹스럽겠다. 현재로선 돌파구를 찾지 못한 상태다. 상황이 이러니 불만이 외부로 향한다. 최근 이 후보가 “말실수 하나 안 하려고 노력 중인데 요만한 거로 이만하게 만든다”며 나쁜 언론 환경을 주장한 것도 그래서일 게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언론이 너무 편파적”이라고 거든다. 하지만 언론 때리기로 지지율이 오를 순 없다. 문제는 선거 전략 부재 아닌가. 당 선거대책위원회에 전략을 총괄할 핵심 브레인이 없다는 지적까지 나오니 말이다. 언론 탓 하지 말고, 위기 탈출을 위해 뛰어난 책략가부터 찾아보는 게 낫겠다.

박정태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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