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선거판 ‘위험한 줄타기’ 끊고 본연의 역할 찾아야”

크리스챤아카데미·기윤실
‘대선 정국, 기독교’ 주제 토론회

크리스챤아카데미와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16일 서울 종로구 대화의 집에서 ‘대선 정국, 한국 기독교’라는 주제로 대화 모임을 열고 있다. 장동민 배덕만 하상응 김선욱 김성경(좌석 왼쪽부터) 교수. 강민석 선임기자

20대 대선을 앞두고 개신교가 숙고해야 할 과제들에 대한 대화 모임이 열렸다. 모임 참가자들은 개신교가 이익 집단이 아닌 종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크리스챤아카데미와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은 16일 서울 종로구 대화의 집에서 ‘대선 정국, 한국 기독교’라는 주제로 대화 모임을 개최했다.

발제를 맡은 배덕만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교수는 “그동안 한국사회에서 개신교는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정부와 유착하거나 대립했다”며 “끊임없이 변동하는 상황에서 항상 긴장하며 위험한 줄타기를 하는 대신,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윤리 규범을 제시하는 것이 종교, 특히 개신교가 수행해야 할 일차적 사명임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그간의 대통령 선거 역사를 언급하며 “적지 않은 수의 대통령 선거가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개신교는 위험한 도박을 반복했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의 신앙과 정치를 긴밀하게 연결 지으려고 분투했고, 모든 대선에서 기독교인 후보에게 특별한 애정과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그러나 그런 기준과 선택은 민주주의 발전과 교회의 건강한 성장 모두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배 교수는 “한국교회는 특정 이념 및 정당과 자신을 배타적으로 동일시해 왔던 오랜 관행을 청산하고, 골방에서 자기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대선 정국과 한국의 교회들’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김선욱 숭실대 교수는 “다양성을 바탕으로 하는 정치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없는 기독교는 정치적으로 폭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정치는 의견의 영역이며 기독교 신앙의 세계는 진리의 영역”이라며 “일시적으로 옳은 것들을 사람에게 옳다고 믿게 하려면 설득의 과정이 필요하지만, 절대적이고 영원한 진리는 유한한 인간의 설명 능력이나 해명과 무관하게 완전히 받아들여져야 한다. 때문에 이러한 개념을 정치 영역으로 도입할 때 설득의 과정은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정치 영역에서 기독교가 비판받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현재 한국교회에 필요한 것은 시대적 인식과 정치적 감수성의 스펙트럼을 만들고 거기에 자신의 교회 혹은 신앙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며 “마치 하나의 공통된 정치적 주장이 교회들로부터 나올 수 있다고 믿는 자기기만에 빠져선 안 된다”고 전했다.

논찬자로 나선 장동민 백석대 교수는 “기독교는 좌우의 이념을 뛰어넘어야 하며, 뛰어넘을 수 있다”며 “이념을 뛰어넘는 건 결국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갖고 혐오를 극복하고 서로 사랑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성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올바른 종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기독교가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활동한다면 교세 등 양적인 감소뿐 아니라 사회의 자정 능력의 몰락까지 몰고 올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전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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