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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예배 본질과 공교회성 회복

김재중 종교국 부국장


한국갤럽이 지난 5월 18일 공개한 ‘2021 종교 현황’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달라진 종교의 위상을 엿볼 수 있는 자료여서 관심을 끌었다. 한국갤럽의 종교 현황 조사는 7년 만이다. 올해 3~4월 전국(제주 제외) 만 19세 이상 1500명에게 현재 믿는 종교가 있는지 물은 결과 40%는 ‘있다’, 60%는 ‘없다’고 답했다. 종교 분포는 개신교 17%, 불교 16%, 천주교 6%였다.

종교인 비율은 2004년 54%에서 2014년 50%로 감소세로 돌아선 데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예배 등 종교활동 제한이 겹치면서 40%로 급감했다. 2000년대 이후 종교인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20, 30대 청년층에 있지만 2014년 이후에는 모든 연령대에서 감소세가 뚜렷하다. 비종교인에게 과거 신앙 경험을 물은 결과 25%가 ‘종교를 믿은 적 있다’고 답했다. 그중 52%가 ‘개신교’, 38%가 ‘불교’, 11%가 ‘천주교’였다. 개신교가 믿지 않는 이들에 대한 전도에 적극적이지만 기존 성도들의 이탈도 많다는 얘기다.

현재 종교가 없는 가장 큰 이유로 비종교인의 절반가량(54%)이 ‘관심이 없어서’라고 답했다. 다음은 ‘종교에 대한 불신과 실망’(19%) ‘정신적·시간적 여유가 없어서’(17%) ‘나 자신을 믿기 때문’(8%) 순이었다. ‘관심이 없어서’라는 응답은 1997년 26%, 2004년 37%, 2014년 45%, 2021년 54%로 계속 늘고 있다. 종교를 갖지 않는 이유가 ‘종교에 대한 불신과 실망’보다는 ‘관심이 없어서’라는 응답이 3배 많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부 교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사랑제일교회 신도들과 보수단체가 주도한 광복절 집회가 제2차 대유행의 진원지로 지목되면서 교회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불신보다 무서운 것은 무관심이다. 코로나 시대에 종교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사람들에게 위로와 평강, 회복과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11월부터 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대면 예배가 재개되고 새벽기도회에 성도들이 운집하는 등 교회가 활력을 되찾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로 나태해진 신앙생활에서 벗어나 예배 본질을 회복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예배는 하나님 사랑의 표현이다.

다만 성도들이 코로나19 이전 상태로 쉽게 돌아올 것 같지는 않다. 관건은 성도들이 익숙해져 버린 비대면 신앙생활에서 벗어나 코로나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교회에 다시 나가야 할 필요성을 느끼느냐다. 교회가 성도들에게 예배 출석 의무를 부과하기 전에 지쳐 있는 그들의 마음을 살피고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 특히 실직과 폐업 등으로 고통받는 이들과 동행하고 그들에게 재기의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돌봄의 선교가 절실한 이유다. 초대교회 시절 안디옥에서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기독교인들은 로마인들처럼 도망가지 않고 아픈 이웃을 돌보며 희망을 북돋워 주었다. 그 결과 기독교는 급성장했다.

교회의 공공성 회복도 중요하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교단이 지난해 말 실시한 ‘코로나19 시대 한국교회 신생태계 조성 및 미래전략 수립을 위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교회 역할에 대한 의견에서 “자기 교회 중심에서 지역사회를 섬기는 교회로 공공성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항목에 목회자의 95.3%, 평신도의 80.2%가 공감했다. 개신교가 ‘우리만의 교회’가 아닌 ‘지역 공동체와 함께하는 교회’의 모습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자각은 공교회성 회복의 동력이 될 수 있다.

모든 일을 섭리하시는 하나님이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우리에게 주시는 메시지를 통찰해야 한다. 고난 속에 은혜가 크다고 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랑을 이길 수는 없다. 한국교회가 지역공동체를 섬기고, 사마리아인의 이웃사랑을 실천해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할 때 선한 영향력과 건강한 사회적 지도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김재중 종교국 부국장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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