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상에서 가장 빨리 퍼지는 종교는 ‘자기숭배’”

테디어스 윌리엄스 美 바이올라대 교수가 분석한 ‘자기숭배’ 폐해

게티이미지뱅크

자기 숭배(Self-Worship)가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종교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테디어스 윌리엄스 미국 바이올라대(조직신학) 교수는 최근 미국 복음주의 단체인 TGC(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에 칼럼을 기고하고 자기 숭배 현상의 위험성을 진단했다. 자기 숭배란 스스로를 우상화하는 행동을 말한다. SNS를 통해 자신을 과시하는 ‘셀피즘’이나 자신에게 애착하는 ‘나르시시즘’, 혹은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살아가는 시대의 흐름과 관련이 깊다.

윌리엄스 교수는 미국 바나그룹 데이비드 키네먼 대표와 기독교 연구그룹 Q 게이브 라이언스 대표가 공저한 ‘좋은 신앙’의 내용을 인용하며, “미국인 84%가 ‘자신을 즐기는 게 인생의 가장 큰 목표’라고 답했으며 86%는 ‘자신을 즐기기 위해 가장 원하는 걸 추구해야 한다’고 했다”며 “91%의 응답자는 ‘자신을 찾기 위해 자신을 성찰하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장로교의 표준 신앙고백인 웨스트민스터 교리문답의 제1문 내용이 최근 들어 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변화된 제1문은 ‘사람의 제일 되는 목적은 자신을 영화롭게 하고 자신을 영원토록 즐거워하는 것’으로 바뀐 듯하다”면서 “자기 숭배가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종교가 되고 있으며 이는 우리 시대 사회와 정치적 문제의 기저에 깔려 있다”고 밝혔다. 웨스트민스터 교리문답 제1문의 내용은 “사람의 제일 되는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과 영원토록 그를 즐거워하는 것”이다.

윌리엄스 교수는 십계명을 대체할 ‘육계명’도 등장했다고 꼬집었다. 그가 말하는 새로운 육계명은 ‘당신의 마음은 진리의 근원이자 기준이다’ ‘당신의 감정은 권위 있다’ ‘당신은 주권자다’ ‘당신은 위대하다’ ‘당신은 최고선이다’ ‘당신은 창조주다’ 등 여섯 가지다.

그는 “자기 숭배야말로 하나님께 대한 반역이며 우리가 진리의 근원이 되려 하면 서서히 미치게 될 것이고 스스로 만족의 근원을 찾으려 할 때는 비참한 난파선이 되고 만다”고 경고했다. 또 “스스로 선과 정의의 표준이 되고자 하면 결국 독선을 벗어날 수 없고 자기 영광을 추구할 때 수치스러워진다”고 우려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인간은 신이 아니므로 자기 숭배에서 벗어나야 하고 다른 사람을 존경하면서 성숙하는 게 인간의 본질”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우리가 자신에게 집착할수록 (타자에 대한) 경외감은 줄어든다”며 “인간은 자기 자신보다 더 흥미롭고 멋진 사람을 존경하도록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네팔의 에베레스트산을 해마다 3만5000여명이 찾고 미국의 그랜드캐니언에는 450만명, 나이아가라 폭포에는 3000만명이 찾아 불편한 트레킹을 하는 것도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경외심의 표현 중 하나라는 게 윌리엄스 교수의 지적이다.

사회심리학자인 폴 피프 캘리포니아대 교수가 말한 ‘작은 자아’ 개념도 소개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피프 교수는 경외심을 일으킬 만한 사람들에게 노출된 실험군이 자신을 작고 덜 중요하다고 여기며 친사회적 방식으로 행동하는 결과를 발견했다”면서 인간의 삶과 경외심의 관계를 설명했다. 그는 “더 행복하고 충만한 삶을 위해서는 자신보다 한없이 큰 무엇인가에 경외심을 가져야 한다”며 “이는 과학이 증명한 연구 결과이기도 하다”고 규정했다.

성경은 자기 숭배에 대해 단호한 입장이다. “지혜로운 자는 그의 지혜를 자랑하지 말라 용사는 그의 용맹을 자랑하지 말라 부자는 그의 부함을 자랑하지 말라 자랑하는 자는 이것으로 자랑할지니 곧 명철하여 나를 아는 것과 나 여호와는 사랑과 정의와 공의를 땅에 행하는 자인줄 깨닫는 것이라….”(렘 9:23~24) “우상 숭배자는 다 그리스도와 하나님의 나라에서 기업을 얻지 못하리니.”(엡 5:5)

임성빈 장로회신학대 교수는 18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현대 문화의 특징 중 하나가 나르시시즘으로, 자신에 관한 관심은 점차 커지는 반면 절대자를 향한 경외심은 줄어드는 게 대표적”이라며 “하지만 자기중심적 사고나 자기 숭배의 결정적 한계는 ‘자아’가 무너졌을 때 그 대안을 찾기 어렵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절대자인 하나님과 개인의 관계가 결국 지속가능한 삶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신자 중엔 신앙마저 자기 욕구를 충족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때도 있는데 이 또한 나르시시즘적 신앙생활로, 만족함보다는 하나님과의 건강한 관계 정립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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