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민간외교 ‘광폭 행보’… 美반도체 공장부지 결정 초읽기

백악관 핵심 참모들과 깜짝 면담
공급망·인센티브 등 폭넓은 논의
MS·아마존 CEO에 공조 제안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위싱턴주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차세대 기술 분야에서 협력방안 등을 논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미국 신규 반도체 공장부지 선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백악관, 의회 등에서 주요 인사들을 만났다. 특히 백악관 핵심 참모들과 이례적인 만남을 가졌다. 반도체 공급망 문제와 삼성전자 역할을 논의하며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백악관을 찾아 핵심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 부회장과 백악관 관계자들은 반도체 공급망 문제 해결 방안, 반도체 인센티브 등을 테이블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삼성전자의 역할을 두고 폭넓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부회장은 백악관 핵심 인사들과 5G 네트워크, 바이오 등 미래 성장산업을 논의했다. 미래 성장산업에서 한·미 정부와 민간의 ‘전략적 협력’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이 외국기업 대표를 개별 초청해 핵심 참모들과 면담을 하기는 드문 일이다. 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 공급망 문제에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부회장은 18일에는 연방의회 핵심 의원들을 만나 반도체 인센티브 법안 통과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이 다녀간 후 의회 안팎에서는 삼성전자가 빠르면 이번 주 안에 17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신규 반도체 공장부지를 결정해 발표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제 혜택을 주기로 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사실상 최종 후보지로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재판이 예정된 한국시간으로 25일 이전에 귀국해야 하기 때문에 공장부지 최종 결정은 그 이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 부회장의 미국 방문은 2016년 7월 선밸리 컨퍼런스 참석 이후 5년4개월 만이다. 이번에는 삼성그룹 총수 자격으로 현지 기업인은 물론 미국 정계의 핵심인사들을 잇따라 만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 노력과 한·미 양국의 우호 증진에 기여하는 ‘민간 외교관’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이번 방미 일정은 정부가 가석방 이유로 제시했던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국가경제 상황과 글로벌 경제환경에 대한 고려’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부회장은 20일(현지시간)에 미국 서부로 넘어가 주요 IT기업 경영진과 연쇄 회동하기도 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반도체, 모바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메타버스 등 차세대 기술을 주제로 의견을 교환했다. 이 부회장은 2018년 방한한 나델라 CEO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컴퓨팅 등 4차 산업혁명 핵심분야에서 두 회사의 전략을 공유하고 공조하는 방안을 논의했었다.

이어 이 부회장은 아마존을 찾았다. 두 회사 경영진은 이번 만남을 계기로 AI, 클라우드 컴퓨팅 등 혁신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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