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속 세상] 위드코로나 조마조마해도 얼굴엔 ‘단계적 미소 회복’

단계적 일상회복… 소상공인들의 얼굴

서울 서대문에서 일식집 ‘텐까’를 운영하는 조광철씨가 대표메뉴인 도미구이를 정성스럽게 만들고 있다. 조씨는 “자영업자들의 웃음은 가계 매출이 만들어준다”며 위드코로나로 웃는 날들이 많아지기를 희망했다.

인류가 코로나19와 전쟁을 벌인 지 벌써 2년. 처음엔 피하려 했고, 이후엔 잡으려 했다. 백신과 치료제 개발로 싸움은 인류의 승리로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코로나는 변이를 거듭하며 인류의 무능을 비웃었다. 이제는 지긋지긋한 코로나와 함께 살아야 하는 시대다.

소상공인들에게 코로나는 ‘죽음’의 다른 이름이다. 코로나에 걸려도 죽고 매출이 끊겨도 죽는다. 매일 사투를 벌이며 견뎌왔지만 매출은 이미 반 토막 났고 인건비는 올랐다. 버티고 버티다 남은 것은 빚더미뿐이다.

지난 1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시작으로 조금은 괜찮아졌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미소를 되찾아가는 자영업자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보려 했다. 하지만 렌즈를 통해 바라본 그들의 얼굴은 힘든 시간 더 깊어진 주름으로 어두웠다.

서울 원효로에 위치한 ‘달래손짜장’에서 중국요리 40년 경력의 박천순씨가 밀가루 반죽으로 수타면을 만들고 있다.

서울 원효로에서 ‘달래손짜장’을 운영하는 박천순(68)씨. ‘탕! 탕!’ 밀가루 반죽을 내리치며 “장사하는 사람은 매출이 팍팍 올라야 웃을 수 있어”라고 말했다. 그래도 “기자님 덕분에 웃을 일이 생겼으니 이제는 희망이 있을 것 같다”며 환한 웃음을 보인다. 서울 서대문에서 일식집 ‘텐까’를 운영하는 조광철(49)씨는 “위드코로나 시작으로 매출이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지만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연말 회사 단체 손님이 많아지길 기대하고 있는데, 신규확진자가 늘고 있어 영업 제한 시간이 다시 생길까 불안하다”며 우려도 드러냈다.

주말인 지난 21일 서울 중구 명동 ‘명동커피하우스’의 양제희 사장이 카페의 대표 음료들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코로나가 휩쓸고 간 명동 거리는 을씨년스럽다. 건물에는 한 집 건너 한 집 꼴로 임차인을 찾는 현수막이 붙었다. 명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양제희(32)씨는 “지난 주말에는 가족 단위나 연인들의 주문이 많이 늘었다”며 “아직은 희망이 있다는 기대로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상인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빈대떡을 부치고 있다(왼쪽 사진). 서울 여의도에서 ‘생돈구이촌’을 운영하는 문성림씨가 제주도 흑돼지 삼겹살을 초벌구이하고 있다.

코로나와 함께 살아야 하는 위기의 자영업자. 그들은 오늘도 가게를 찾는 손님 한 명 한 명을 위해 아침 일찍부터 음식 준비를 한다. 단계적 일상회복을 넘어 자영업자의 단계적 미소 회복의 시기로 거듭나기를 희망해본다.

사진·글=서영희 기자 finalcut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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