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목공·사회적기업·양봉 어떠세요”

“이중직 목회 지원” 첫 직업박람회 열기

이중직을 고려 중인 목사들이 23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 마련된 직업 상담 부스에서 상담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23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로비에 ‘사회복지’ ‘마을목회’ ‘공공기관’ ‘농촌’ ‘전문기술’ ‘창업지원’ ‘플랫폼’이라고 쓰인 7개의 부스가 설치됐다. 각 부스엔 카페창업, 사회적기업, 채소 장사, 양계, 양봉, 노인·장애인·아동 복지, 목공, 배관, 장례지도사 등 20여개 직업과 관련된 상담이 진행됐다. 목회사회학연구소(소장 조성돈 교수)와 굿미션네트워크(회장 한기양 목사)가 ‘목사의 직업, 사회인으로서의 자리’를 주제로 개최한 제3차 사회적 목회 콘퍼런스 현장이다.

목사들은 부스를 차례대로 돌며 구직·창업 상담을 했다. 양손에는 여러 부스에서 받은 홍보물을 들고 있었다. 상담에 나선 선배 목사의 말을 녹음하는 이들도 있었다. 귀 기울여 설명을 듣는 모습이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여느 직업 박람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부분 부스엔 10여명의 목사가 둘러앉아 워크숍 형식으로 진행할 정도로 열기는 뜨거웠다.

이중직 목회를 돕기 위한 직업 박람회가 열린 건 처음이다. 이중직에 대한 신학적 적법성 논의나 총회 법제화에 앞서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자구책이 마련된 셈이다. 직업을 갖지 않고는 개척교회 목회를 할 수 없는 현실도 반영됐다.

조성돈 교수는 “이중직 목회의 가부를 두고 논의하기에는 목회현장 상황이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이미 알음알음 직업을 가진 목사들이 많은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건 구직 자체를 돕는 것으로 판단해 직업 박람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목사들이 적성에도 맞고 건전한 직업을 갖고 보람을 느끼며 일과 사역을 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도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참석자들의 반응도 좋다. 사회적기업 설립을 준비 중인 임우연 청주 사랑방교회 목사는 “오래전부터 사회적기업 설립을 구상해 왔는데 오늘 전문가를 만나 상담을 받으니 큰 도움이 됐다”며 “세상 속에서 일하며 목회하는 목사들이 많아졌다. 목회자를 대상으로 하는 이런 직업 박람회가 더 많아지면 좋겠다”고 전했다.

기독교사회적기업지원센터 총괄본부장 이준모 목사의 창업지원 부스에는 가장 많은 목회자가 물렸다. 이 목사는 “많은 분이 창업을 원하는데 정말 아무것도 모르셔서 너무 안타깝다”며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계신 분들을 한 분이라도 더 만나 먼저 그 길을 걸으며 배운 노하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이중직 목회를 주제로 전문가 좌담회도 진행됐다. 좌담회에서는 일하는 목사들이 현장에서 겪는 생생한 고민이 나왔다. 한기양 회장은 “교회 밖의 일로 바쁜 목사를 보며 교인들이 문제를 제기한 사례가 적지 않았지만 설교로 당위성을 설명했다”며 “목사는 평일에 지역사회를 섬기며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고, 내가 일하는 건 여러분을 대신해 사역하는 것이라고 설득했다”고 설명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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